(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배우 박소은이 '킬힐' 비하인드를 전했다.
지난 21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킬힐'은 홈쇼핑에서 벌어지는 세 여자들의 끝없는 욕망과 처절한 사투, 성공과 질투에 눈 먼 세 여자의 무기 하나 없는 전쟁 드라마다.
극중 박소은은 UNI 홈쇼핑 신입 PD 임어진 역을 맡아 눈도장을 찍었다. 임어진(박소은 분)은 노성우(문지인)과 남다른 케미를 뽐내는가 하면, 속 시원한 돌직구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종영 후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박소은은 "처음 시작할 때는 긴장되는 마음이 컸는데 끝나니까 시원섭섭하다. 모니터링을 하다 보니까 '여기서는 이렇게 했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운 부분이 눈에 보이더라. 아쉬운 마음이 많이 컸던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대본에 있던 대사보다 편집된 부분이 조금 있다. 그러다 보니 감정 전달을 100% 전달드리지 못한 것 같아서 조금 아쉬웠다. 또 제 표정이 생각보다 풍부하지 않다고 느꼈던 것 같다. 조금 더 연구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많이 했다"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대본의 첫인상은 어땠을까. 박소은은 "어진이가 저랑 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을 감독님께도 많이 말씀을 드렸었다. 어진이가 신입사원이기도 하고, 제가 회사 생활을 해본 적이 없지 않나. 회사에서 정말 어진이처럼 당차고 당돌하게 말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자기 일에 열정이 많고 할 말은 하는 성격이 닮은 것 같다. 부당한 일에 있어서 뒤로 가지 않고 먼저 앞장서서 해결하려고 하는 모습이 저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남다른 애정을 자랑했다.
드라마 출연은 지난 2018년 방영된 OCN '작은 신의 아이들', MBC '데릴남편 오작두' 이후 약 4년 만인 상황. 박소은은 연출을 맡은 노도철 감독과도 많은 소통을 나눴다고 전했다. 그는 "감독님이 되게 디테일하시다. 대사 하나하나를 신경을 쓰신다. 제가 준비를 해간 거에 조금 더 덧붙여야 될 것들이 있으면 감독님께서 하나하나 짚어주셨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홈쇼핑이라는 특수한 배경, 신입사원이라는 캐릭터 설정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냐고 묻자 박소은은 "사전에 홈쇼핑 답사를 많이 갔다. 어진이가 성우 캐릭터랑은 다르게 신입사원인데도 잘 꾸미고 다니는 스타일이다. 감독님 말씀으로는 집도 조금 산다더라. 사회생활도 잘 하고 싶고 의욕도 넘치는 캐릭터다"라고 전했다.
이어 "어진이 같은 PD님이 계실까 했는데 정말 입사 때부터 8년 내내 아침마다 헤어, 메이크업 하시고 다니시는 분이 계시더라. 그 PD님과 같이 다니면서 많이 여쭤보고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어진이를 투영시키고 모티브를 얻었던 것 같다. 직접 가서 여쭤보고 하면서 많이 배우고 도움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또 박소은은 "PD님께서 '어진이 캐릭터는 나라고 생각하고 보면 되냐'고 하시면서 되게 좋아해 주셨다.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임어진은 3수 끝에 꿈의 직장인 UNI 홈쇼핑에 들어온 신입사원이다. 애사심이 크고 회사 소식을 누구보다 빠르게 아는 인물. 이런 임어진을 표현함에 있어 어려움은 없었을까.
박소은은 "저는 회사 생활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진짜 내가 신입사원인데 아무리 동기라고 해도 이렇게 할 말 못 할 말을 다 하면 회사 생활이 가능할까?' 이런 걱정, 의문이 컸다. 공감대 형성이 되어야 하는데 '저런 사람이 어디 있어' 이렇게 느끼실 수도 있지 않나. 근데 다행히 '사이다다', '진짜 저런 애들이 가끔 있다', '저렇게 말해줘서 속 시원하다' 이런 댓글이 있더라.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주변 반응을 묻는 질문에는 "친구들은 사실 회사 얘기를 할 때 상사 욕을... (웃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저는 회사 생활을 안 해봤으니까 공감을 100% 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듣고 공감하려고 노력을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처음에 어진이 대사를 얘기했을 때 친구들이 '야 그게 말이 되냐', '너 회사 못 다녀'라고 하더라. 근데 막상 드라마를 보고는 '사이다다', '대신 얘기해주는 것 같고 좋았다'고 해줬다. 제 주변 친구들이 제일 재밌게 봐준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부모님은 객관적인 편이시다. 칭찬보다는 개선해야 할 점, 피드백을 많이 주신다. 같이 연기하는 친구들은 아무래도 연기적인 얘기를 많이 해줬던 것 같다. '생각보다 더 잘 어울렸다'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박소은은 기억에 남는 댓글이나 반응에 대해 "잘한다는 댓글이 제일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사실 처음에는 겁이 나서 '어떡하지 볼까 말까' 했다. 저도 피드백을 받는 게 중요하니까 TV랑 실시간 댓글을 같이 틀어놓고 봤었다. 근데 다행히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했다"며 웃어 보였다.
할 말은 하는, 똑똑하고 야무진 MZ세대 임어진을 완벽하게 그려낸 박소은에게 '킬힐' 속 욕심나는 캐릭터가 있냐고 질문했다. 이에 박소은은 "신입 막내를 해봤으니까 저도 선배님 소리를 들어보고 싶다. 좀 더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후배들을 통솔하는 거다"라고 답했다.
이어 "쇼호스트 역할도 해보고 싶다. 세 분 모두 너무 매력 있는 캐릭터지만 한 분을 골라야 한다면 저는 성령 선배님. 처음 대본 봤을 때는 이렇게 악한 사람인지 몰랐다. 숨겨진 과거와 계획된 복수, 그런 반전 매력이 있었던 것 같다. 저도 나중에 연기력이 좀 더 쌓이면 그런 반전을 가진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엑's 인터뷰②]에 계속)
사진=고아라 기자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