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시범경기에서 외국인 타자의 부진 속에 고민을 떠안은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가 개막전에서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인다.
키움과 롯데는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개막전을 치른다. 키움은 안우진(23), 롯데는 찰리 반즈(27)를 선발투수로 내세워 정규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노린다.
키움은 에이스 에릭 요키시(33) 대신 안우진 카드를 과감하게 빼들었다. 안우진은 시범경기에 3차례 등판해 11이닝 5실점(4자책) 탈삼진 12개를 잡아냈다. 최종 리허설이었던 지난달 27일 NC전에서는 5이닝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개막전 선발투수의 영예를 쟁취했다.
안우진과 맞붙는 롯데 반즈도 시범경기 기간 빼어난 구위를 선보였다. 3경기 14이닝 3실점 평균자책점 1.93으로 팀이 기대했던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줬다. 지난달 28일에는 베스트 라인업을 들고 나온 삼성에게 6이닝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해 합격점을 받았다.
양 팀 선발투수 모두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던 가운데 승부는 타자들의 방망이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시범경기만 놓고 본다면 롯데 타선은 예열을 완벽하게 마쳤다.
롯데는 시범경기 팀 타율 0.298로 10개 구단 중 1위에 올랐다. 13경기에서 팀 홈런이 3개뿐이었던 건 옥에 티였지만 팀 득점(75) 1위, 팀 타점(62) 3위로 높은 생산성을 기록했다.
하지만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국내 타자들이 분전한 반면 새롭게 합류한 외국인 타자 DJ 피터스(27)가 타율 0.222(36타수 8안타) 1홈런 5타점 1도루로 기대에 못 미쳤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뛰며 70경기 타율 0.197 13홈런 38타점 29득점 2도루로 빼어난 장타력 대비 컨택 능력이 좋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가운데 KBO 투수들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최종 실전 리허설이었던 지난달 29일 삼성과의 시범경기에서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부진 탈출의 발판을 마련한 부분은 긍정적인 신호다. 150km 중반대의 강속구를 쉽게 뿌리는 안우진을 상대로도 자기 스윙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키움은 롯데보다 더 머리가 아프다. 시범경기 팀 타율 0.206으로 꼴찌를 기록한 데다 믿었던 '야생마' 야시엘 푸이그(32)가 극심한 슬럼프에 빠진 모양새다.
푸이그는 지난 연말 키움행이 결정된 뒤 지난 2월 스프링캠프 합류부터 숱한 화제를 뿌렸다. 빅리그 통산 861경기 타율 0.276 834안타 132홈런을 때려낸 폭발적인 스윙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시범경기 성적은 타율 0.182(33타수 6안타) 3타점 1도루로 실망스럽다. 장타는 2루타 1개가 전부였고 볼넷도 1개밖에 골라내지 못해 선구안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마지막 실전이었던 지난달 29일 kt 위즈전에서도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푸이그와 피터스 모두 정규시즌에서는 이름값을 해야 한다. 개막전부터 한국 무대 첫 안타를 신고한다면 마음의 부담을 덜어내고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을 수 있다. 팀을 승리로 이끄는 적시타라면 더욱 자신감이 붙는다. 둘 중 누가 먼저 고척에서 웃느냐에 따라 롯데와 키움의 개막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