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올해 마블의 첫 번째 안티 히어로 '모비우스'의 이야기가 스크린 위에 무사히 안착했다.
희귀 혈액병을 앓고 있는 생화학자 모비우스(자레드 레토 분)는 동료 마르틴(아드리아 아르호나)과 함께 치료제 개발에 몰두한다. 흡혈박쥐를 연구하던 중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면서 새 생명과 강력한 힘을 얻게 되지만, 동시에 흡혈을 하지 않고는 생명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모비우스를 위해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평생을 형제처럼 지낸 친구 마일로(맷 스미스)는 치료제 개발로 모비우스가 힘을 얻는 모습을 보며 결국 내면에 자리하던 욕망을 드러내고, 빌런 록시아스 크라운이 돼 모비우스와 대립한다.
'베놈' 1편과 2편 이후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SSU)의 세 번째 작품으로 이름을 올린 '모비우스'는 마블 원작 코믹스에서 스파이더맨에 맞선 적수 마이클 모비우스 박사를 주인공으로 한 첫 번째 실사 영화다. 당초 지난 2020년 7월 북미 개봉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일정이 미뤄진 끝에 국내는 30일, 북미에서는 4월 1일 개봉하게 됐다.
모비우스를 연기한 자레드 레토의 심리를 따라가는 것이 몰입에 더욱 도움이 된다. 자레드 레토는 새로운 생명을 얻었지만 확실한 성공도 실패도 아닌 상황 속에서 통제 불가능한 야수성을 그대로 받아들여 잔혹한 괴물이 될 지, 내면의 인간성을 일깨워 세상을 구할 것인지 갈등하는 모비우스의 심리를 실감나게 표현하며 할리우드 대표 천의 얼굴의 진가를 보여준다.
"빌런도, 히어로도 아닌 이중적인 면에 매력을 느꼈고, 관객들 역시 그 중간 어디에 있는 캐릭터를 만날 준비가 된 것 같다"며 마블 캐릭터의 새로운 해석을 예고한 자레드 레토는 "모비우스는 선과 악 사이의 회색지대 같은 인물이다"라고 정의한 바 있다.
압도적인 시각특수효과(VFX)를 활용한 다양한 액션신은 관람 포인트 중 하나다. 날아오는 총알을 쏜살같이 피하고, 박쥐처럼 반향정위 능력을 갖게 되며 소리를 통해 위치, 거리를 파악하는 모습은 또 다른 신선함을 준다.
모비우스와 록시아스 크라운의 대립 등 예측 가능한 전개로 스토리가 흘러가며 단편적인 느낌을 주는 아쉬움은 지울 수 없다. 또 화려한 기술력 덕에 스크린 가득 너무나 리얼하게 표현된 모비우스의 붉은 눈동자와 날카로운 송곳니, 들창코, 푹 꺼진 뺨까지 적나라한 비주얼 감상에 약한 이들에게는 조금의 부담이 더해질 수 있다. 마음을 내려놓고 104분의 러닝타임을 따라가면, 모비우스라는 새 안티 히어로의 등장과 시작을 마주할 수 있다.
'스파이더맨:홈커밍'(2017)에 등장했던 악당 벌처(마이클 키튼)도 모습을 드러내 향후 스파이더맨과의 대결을 암시하며 궁금증을 더한다. 쿠키영상은 2개다. 15세 이상 관람가.
사진 = 소니 픽쳐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