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5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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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FA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기사입력 2007.09.08 00:42 / 기사수정 2007.09.08 00:42

박철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철순 기자] '아티스트 테란' 한동욱(22, 온게임넷)의 거취를 놓고 게임계가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한동욱은 지난 3일 공식적으로 "온게임넷 관계자와 불화로 인해 이적을 하려고 했으나 감독과 프런트의 반대로 인해 이적이 무산되었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온게임넷을 떠나겠다고 마음을 굳힌 한동욱에게 이제 남은 선택은 임의 탈퇴 혹은 공군 입대뿐이다. 

이적 요청을 철회하고 구단에 용서를 빌어 복귀하는 것도 가능한 상황이지만, 연봉을 높여주겠다는 팀 프런트의 잔류 요청도 뿌리치고 오로지 '이적'만을 바란 한동욱이었다.

최근 발행된 한 게임 전문지 'es force'의 104호에 따르면 한동욱은 재계약 당시 전년도보다 연봉을 인상하는 방안, 그리고 이적을 위해서 기본급 수준의 적은 연봉을 받는 방안 중 후자를 선택하며 이적에 대한 갈망을 표시했다.

그러나 온게임넷 측에서는 이적 요구만 수용했을 뿐 실질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았고, 돌연 협상을 철회하는 등 사태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다. 그뿐만 아니라 한동욱 선수를 영입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여러 게임단과의 협상에서 무리한 협상 요구로 인해 '온게임넷이 한동욱을 이적시킬 생각이 없다'라는 인식을 팬들에게 심어주었다.

중계권 파동과 프로리그의 주 5일제 여파로 방송국과 협회는 주도권을 놓고 서로 힘겨루기를 하고 있으나, 정작 직접 게임을 하면서 살아가는 프로게이머들은 어떠한 힘도 쓸 수 없다.

사실 이런 문제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이병민과 한승엽의 이적 문제를 시작으로 불거진 이 문제는 지난 5월 MBC게임 소속이었던 박성준(현 SKT T1)의 웨이버 공시(선수 포기)로 이어져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이에 이번 한동욱 사태를 계기로 '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을 만들어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여론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00년 프로야구 선수협 사태와 같이 선수협을 만드는 것은 많은 고통이 수반되는 일이고, 이제 막 스포츠의 형태를 띠기 시작한 e스포츠계에 있어선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스포츠 협회(Kespa)는 지난 2006년 6월, 계속되는 선수 관련 문제를 막기 위해 타 스포츠들의 규정을 벤치마킹하여 FA제도를 새롭게 개정하였다. 이 규정에 따르면 선수가 FA로 풀려나기 위해서는 2006년 6월을 기준으로 3년간의 프로리그 출장 기록이 있어야 한다.

이 규정을 적용하자면 현재 대부분의 선수는 2009년 6월이 되어서야 FA로 풀리게 되고, 이는 현재 2006년 이전부터 활동했던 선수들을 계속해서 묶어 놓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또한, 그 이전에 스타크래프트2가 나올 것이 거의 확실하고, 결국에는 스타크래프트2가 스타크래프트1을 대체하게 될 앞으로의 상황에서 현 제도는 '유명무실'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게다가 FA가 되기 이전의 선수는 구단의 연봉 계약을 거부할 시 웨이버 공시를 통해 방출되거나 구단의 연봉계약에 울며 겨자먹기로 따르는 수밖에 없어 문제가 크다.

프로게이머들의 평균 수명은 타 프로스포츠에 비해 너무나 짧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프로게이머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가 28살의 임요환이며, 이외에도 대부분 23~4살만 되면 10대의 신인들의 반응속도와 손 빠르기를 쫓아오지 못해 성적을 내지 못하게 되고, 자연적으로 은퇴의 순서를 밟게 된다. 이런 선수 환경을 감안할 때 현 FA제도는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불과 만들어 진지 10년도 채 안된 e스포츠는 현재 격동의 시기를 맞고 있다. 중국은 자국을 e스포츠의 종주국으로 만들기 위해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등록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한국도 그에 맞춰서 정식 스포츠화를 위한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계속해서 협회, 감독과 방송사 간의 이권 다툼이 계속되고, 이를 지켜보는 팬들에게 싫증을 느끼게 하는 현재 상황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 e스포츠는 타 스포츠와는 분명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다. 억지로 스포츠의 틀에 맞춰 끼우기보다는 이러한 e스포츠만의 특징을 잘 파악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 아닐까.



박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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