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황소'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과 'K-음바페' 정상빈(수원삼성)을 동시에 한 팀에서 볼 수 있을까?
수원 삼성 관계자는 25일 전지훈련지인 남해에서 "정상빈이 울버햄튼에 영입 제안을 받은 것이 맞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적 절차를 위해 대표팀에 소집 해제를 요청했다. 울버햄튼으로 이적한 뒤 스위스리그 그라스호퍼로 임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정상빈은 지난 2021시즌 수원 삼성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매탄소년단'의 중심에 있었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결정력을 선보인 그는 2021시즌 리그 28경기에 출장해 6골 2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특히 전반기에만 4골 1도움을 기록해 지난해 6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에 깜짝 발탁됐다. 그는 스리랑카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경기에 교체로 출장해 득점까지 터뜨려 데뷔전 데뷔골까지 기록했다.
이러한 맹활약을 바탕으로 정상빈은 지난해 여름부터 빅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았고 대표팀 선배 황희찬이 뛰고 있는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튼의 선택을 받았다.
정상빈은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23 대표팀의 1월 제주 전지훈련에 합류했다가 지난 24일 구단의 요청으로 소집 해제했다. 그는 선수단이 있는 남해로 합류하지 않고 수원으로 복귀해 절차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정상빈의 재임대가 유력한 그라스호퍼는 스위스 슈퍼리그 소속 팀으로 리그 우승만 27회, 스위스컵(FA컵) 우승 19회로 최다 기록을 보유한 팀이다. 그라스호퍼는 울버햄튼 구단주 푸싱 그룹 회장 궈장창의 아내 제니 왕이 회장으로 있는 팀이다.
사실상 울버햄튼의 위성 구단인 그라스호퍼는 현재 리 레이(중국), 카와베 하야오, 세코 아유무(이상 일본) 등 아시아 선수들이 세 명 있고 카와베는 이번 1월 이적시장에 울버햄튼 입단을 확정 지은 뒤 그라스호퍼로 재임대됐다. 카와베 외에도 세 명의 선수가 그라스호퍼에 재임대 돼 있고 정상빈 역시 카와베의 길을 걸을 전망이다.
정상빈이 그라스호퍼에서 임대 생활을 보낸 뒤 울버햄튼으로 돌아갈 때 황희찬과의 재회 여부가 관심이다. 황희찬 역시 이번 2021/22시즌 분데스리가 RB 라이프치히 소속 선수로 임대 생활 중이다. 현재 부상 중이지만 이번 시즌 초반 부진했던 울버햄튼을 황희찬이 수렁에서 건지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브루노 라지 울버햄튼 감독은 완전 영입을 꾸준히 요구했고 26일 공식적으로 울버햄튼이 황희찬을 완전 영입했다. 황희찬은 2026년까지 울버햄튼에 남는다. 이에 따라 정상빈이 그라스호퍼 임대 이후 복귀한다면 두 선수가 함께 뛰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황희찬 역시 K리그 유스 시스템이 낳은 스타다. 황희찬은 포항스틸러스 유스팀인 포항제철중, 고교에서 두각을 드러냈고 2014년 12월 레드불 산하의 잘츠부르크로 이적했다. 비록 포항에서 이적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했지만, 포항 유스에서 대단한 활약을 바탕으로 곧바로 유럽 굴지의 프로젝트 구단에서 제안이 들어올 정도로 엄청난 잠재성을 보여줬다.
이제 정상빈 역시 황희찬의 뒤를 이을 준비를 하고 있다. 더욱이 스위스 임대 시절을 지나면 정상빈은 선배와 함께 하며 유럽 무대에 도전하게 된다. 2002년생의 어린 그가 유럽 무대에서 선배와 함께 어떤 성장세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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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