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해, 김현세 기자) "'설마설마' 했는데…."
롯데 자이언츠가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7라운드 전체 63순위로 지명한 최하늘(22)을 삼성 라이온즈로 보낸다. 외국인 선수 딕슨 마차도가 맡던 유격수 자리를 메우는 작업의 일환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한 20대 초반의 유망주를 내줬다. 최하늘과 2023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추가로 내주는 대가로 이학주를 영입했다.
트레이드 발표 이후 김해 롯데상동야구장에서 만난 최하늘은 "얼떨떨하다. 트레이드돼 간다는 실감도 잘 안 난다. 당사자가 되니 싱숭생숭하다. 느낌이 좀 많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그는 "웨이트 트레이닝하고 있었는데 매니저님이 나를 불러 '사직에 가자'고 하더라. 속으로 '설마설마' 했는데 사직에 가 트레이드됐다고 들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그동안 '트레이드되면 어떨까' 생각만 해 봤지, 실제로 내가 트레이드될 줄은 생각해 본 적 없었다"고 말했다.
최하늘은 롯데가 기대한 유망주 가운데 한 명이다. 지난 2020년에는 윤성빈, 이승헌, 한승혁과 미국 드라이브라인 트레이닝 센터에 연수를 보내기도 했다. 퓨처스리그에서는 롯데와 상무 시절을 포함한 4년 동안 통산 73경기에 선발과 구원을 가리지 않고 등판해 20승 14패 2홀드, 평균자책점 4.92 이닝당출루허용률(WHIP) 1.42를 기록했다.
지난 2019년에는 23경기에서 10승 5패, 평균자책점 4.62 WHIP 1.41을 남겼는데, 이듬해 드라이브라인 트레이닝 센터에 다녀 온 뒤에는 3월 30일 1, 2군 교류전에서 4이닝 1볼넷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1군에서 통산 2경기 출장에 그쳤는데도 구단은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쳤고, 지난해 12월 전역한 그는 다음 시즌 롯데 마운드에 힘을 보탤 자원으로도 평가받았다.
최하늘은 "단장님께서 '삼성에서도 너를 좋게 평가해 주셔서 필요로 했다'며 '좋은 기회니까 섭섭해하지 말고 가서 잘하라'고 말씀해 주셨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롯데 팬 분들께서 나를 많이 기대해 주셨는데 보여드린 게 없어서 죄송했다. 많이 응원해 주셔서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프로 첫 팀을 떠나는 마음이 무겁다. 최하늘은 "나를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을 때도, 내가 신인일 때부터 응원해 주신 분들이 계신다. 내가 군대에 가 있는 동안에도 계속 응원해 주셨다. 전역하고 나서 그 분들께 꼭 보답하고 싶었다.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어서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많이 아쉽다. (상동에서 함께 훈련한) 신인들과도 많이 친해졌는데, 얼마 안 돼 헤어져서 아쉽다. 같이 서울권에서 야구하던 (최)건이와도 함께해 좋았는데 이렇게 헤어지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또 "(롯데상동야구장의) 밥도 정말 많이 생각날 것 같다"며 "참 맛있었다"고 돌아봤다.
삼성에서는 남아 있던 이학주의 53번을 받는다. 롯데에서 달던 37번은 노성호의 등번호라서 고를 수 없었다. 삼성에는 상무 시절 함께 지낸 외야수 윤정빈과 경기고 시절 함께 뛰던 박승규가 최하늘의 적응을 도울 수 있다. 최하늘은 "삼성에서 나를 필요로 해 주셔서 트레이드했다고 생각한다. 삼성에는 나와 같은 사이드암 유형의 투수가 적은 거로 안다. 자신 있게 선발 경쟁에 임하겠다"며 "트레이드된 뒤 '가서 기회도 많이 받을 거다. 좋은 기회니까 가서 잘하면 된다'는 말도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사진=김해, 김현세 기자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