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없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고, 상황에 따라 어렵게 갈 수도 있어야 한다."
지난해 김명신(28, 두산 베어스)은 김태형 감독이 자주 언급한 선수였다. 부상자가 생긴 날에도, 필승조가 위태롭다고 평가받는 날에도 "명신이가 그 역할을 해 줄 수 있다"고 평가받았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58경기에서 69이닝을 책임지는 동안 평균자책점 4.30을 기록하며 두산 불펜을 지탱한 큰 힘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2017년 입단한 뒤로는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섰고 가장 많은 이닝을 책임졌다.
김 감독은 김명신이 윤명준과 비슷한 유형이라고 자주 말했다. 윤명준은 입단 이후 8년 동안 두산 불펜에서 정교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연결고리 역할에 충실했다. 김명신도 제구력을 앞세웠다. 그는 지난해 KBO리그 10개 구단의 전체 불펜 투수 가운데 9이닝당 볼넷 1.65개로 최소 1위에 올랐다. 삼진을 많이 잡는 건 아니어도 도망가는 투구는 하지 않았다고 평가받았다.
하지만 김명신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그는 7월 2일 KIA 타이거즈전부터 10월 3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19경기 동안 단 한 개의 볼넷도 허용하지 않았는데도 "내 생각과는 비슷하게 가는 듯했지만 안타가 많았다. 볼넷이 너무 없었다"고 조금 의아한 대답을 내놨다. 그는 "조금은 줘야 할 것 같다"며 "중요한 상황에도 등판하다 보니 볼넷이 없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었다. 상황을 봐야 한다. 타순을 보고 다음 타자를 보면서 어렵게도 갈 줄 알아야 했다. 중요할 때 홈런이나 안타를 맞고 나면 코치님께서 '다음 타순도 있는데'라고 말씀하셨다"고 돌아봤다.
불펜으로 최소 볼넷 1위에 오르고도 느낀 게 더 많은 그는 목표 자체는 두 배를 넘겼다. 그는 "작년에는 30이닝만 던지자고 했는데 그 두 배를 채웠다"며 "다음 시즌에는 40이닝이 목표다. 일단은 40이닝을 채우고 그 다음부터 수치를 올리고 싶다. 지난해 27이닝을 던진 시기쯤 40이닝을 던지고 생각했다. 목표나 계획은 수정해 가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풀타임 시즌을 치르면서도 만족하지 않았다.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이제는 무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알겠다. 경기와 경기 사이에 준비하는 방법이나 과정 등을 파악했다. 지난 시즌은 경험이 됐다"며 "아직 잘은 모르겠지만 팀에서 입지도 예전과는 조금 달라진 것 같다. 전역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스프링캠프에도 못 갈 것만 같았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갈 것도 같은 느낌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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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