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김현세 기자)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이 부임 이후 달라진 선수단 분위기를 대변했다.
김 감독은 2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원정 경기를 앞두고 "크리스마스 때 선수들과 마니토를 하다가 아주 혼이 났다. 처음 해 보는 거였다 보니 그랬던 것 같다. 그래도 선수들과 서로 유쾌하게 마니토를 찾으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며 웃었다.
IBK기업은행이 조송화, 김사니 전 코치와 관련된 일들을 겪는 동안 선수단 분위기도 침체돼 있었다. 서남원 전 감독도 지휘봉을 내려놨다. 분위기 쇄신을 다짐한 IBK기업은행은 김 감독을 선임했다. 지난 18일부터 팀을 지휘한 김 감독은 일주일여 지나 조금씩 바뀌어 가는 선수단 분위기를 읽을 수 있었다.
김 감독은 "내가 처음 왔을 때는 선수들이 많이 긴장한 상태였다. 다들 아시겠지만 배구 외적인 요소로 인해 혹시나 감독이 선입견을 갖고 대하지 않을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는 그건 상관없다. 나와의 관계가 중요하다. 그걸 위해 계속 소통하고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선수들도 편안해지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안에 들어가서 선수단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려 주고 스스로 해 나갈 수 있는 걸 도와 주는 거다. 그런 면에서 요즘 많이 밝아졌다. 미팅 때도 서로 이야기도 잘 한다. 그런 점에서 좋아졌다고 본다"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처음 맡은 여자부 감독으로 3경기째 치른 소감에 대해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며 웃더니 "소통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선수들에게 지시할 때도 목소리를 낮춰야 한다. 톤이 올라가면 선수들이 긴장하는 것 같다. 선수들에게 개별적으로 다가가 섬세하게 설명해 주면 이해도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바뀌어 가는 팀 분위기는 경기력으로 드러난다는 평가다. IBK기업은행은 외국인 선수 산타나가 제 컨디션을 완벽히 보여 주지 못하는 가운데 그 없이도 지난 한국도로공사와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을 펼쳤고, 1위 현대건설을 상대로 0-3으로 패했는데도 국내 선수 위주로 꾸준히 위협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김 감독 부임 이후 IBK기업은행과 처음 만난 강성형 감독은 "도로공사와 시합하는 걸 보면 마음가짐과 코트 안에서 나타나는 모습이 달라 보였다. 그런 자세와 마음가짐이 가장 무섭다고 생각한다. 감독님 스타일은 또 코트 안에서 어영부영 있는 걸 못 보신다. 부드럽게 가신다고 하지만…. (웃음) 그래도 기본적으로 강조하시는 사항이 있으니까 달라질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기를 해 보니 토스가 달라졌다. 플레이 자체도 빨라졌다. 리시브도 좋아졌다. 선수들 공격에도 힘이 실린 것 같다. 감독님 스타일에 따라 바뀐 점도 보인다. 수비에서도 적극성이 돋보였다. 나오지 않는 코스가 많이 나왔다. 2라운드 때까지 분석하면서 어떤 자리를 맡아 수비할지 연습해 왔지만 오늘은 반전적인 요소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선수들도 IBK기업은행의 변화를 느꼈다. 양효진은 "수비할 때도 그렇고 확실히 시즌 초반보다 선수들이 감을 잡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다현은 "1세트부터 느꼈다. 나는 잘 때린 공격이라고 생각했는데 수비가 잘 올라 와 있었다. 공격이 한번에 끝나지 않아서 다음 상황을 생각해야 했다"고 돌아 봤다.
사진=수원, 김한준 기자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