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강릉, 김정현 기자) 한국 프로축구의 마지막 주말에 열린 두 경기는 축구 팬들은 물론 일반 대중들의 눈길도 사로잡을 만한 짜릿한 드라마를 선사했다.
한국 프로축구의 2021년 일정은 12월 둘째 주를 끝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12월 11일은 하나은행 FA컵 2021 결승 2차전, 12일은 하나원큐 K리그 승강PO 2021 2차전이 진행됐다. 대구FC와 전남 드래곤즈, 그리고 강원FC와 대전하나시티즌, K리그1팀과 K리그2팀이 각각 각자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이번 시즌 FA컵과 K리그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었다.
11일 오후 12시 30분 대구 DGB대구은행파크는 초겨울이지만 살짝 따뜻했던 대구를 강력히 불태웠다. 양 팀 도합 7골, 두 명의 퇴장, 두 번의 VAR이 진행됐다. 결과는 전남의 4-4, 원정 다득점에 의한 우승이었다. 역사상 최초로 K리그2 팀이 FA컵을 우승하는 순간이었다.
지난 11월 24일 광양에서 열린 1차전에서 대구에게 원정골을 내주며 패했던 전남은 절치부심했다. 3주간 이 경기를 위해 준비한 전남은 여기에 지난 27일 전역한 정재희가 복귀하면서 힘을 보탰다. 정재희는 그렇게 2차전에 선발 출장해 1골 1도움, 특히 전남의 우승을 결정짓는 네 번째 골을 터뜨려 대회 MVP까지 차지했다.
11일 대구가 불타올랐다면 12일은 강원도 강릉이 불타올랐다. K리그 승강PO 강원과 대전의 맞대결이었다. 지난 8일 대전에서 열린 1차전은 대전이 1-0으로 승리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강원 출신 마사와 이현식이 득점을 합작해 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거기에 마사의 '인생을 건 승격'이라는 멘트가 대전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강원은 잔류 경험이 있는 최용수 감독을 정규리그 막바지에 선임했지만, 1차전을 패해 불안감이 엄습했다. 자칫 잘못하면 최 감독은 강원을 이끌고 다음 시즌 K리그2에서 지도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었다.
12일 강릉에서 강원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강원 선수들은 1차전과 달리 에너지가 넘쳤다. 전반 16분 이종현에게 선제골을 실점했지만, 강원은 흔들리지 않았다. 거기에 상대 자잭골이 터지며 결국 강원은 4분 사이 세 골을 터뜨리는 집중력을 과시했다.
후반 들어 대전의 공격을 침착하게 막은 강원은 후반 추가시간 황문기의 축포까지 더해 4-1로 승리했고 결국 대역전승으로 잔류에 성공했다. 주심의 종료 휘슬이 불리는 순간, 강릉종합운동장은 경기장이 떠나가라 4,500여 명 관중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강원 선수들과 팬들은 K리그1 잔류에 환호했지만, 승격을 노렸던 대전 선수들과 팬들은 좌절을 맛봤다.
한국 프로축구의 마지막 두 경기는 한국 프로축구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재미있는 스토리를 선사하며 떠나가는 2021시즌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울지만, 그 자체로 스토리가 쓰였고 축구는 끝나지 않는다. 2022시즌 한국 프로축구가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