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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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와 인천, 역전된 형세의 이유

기사입력 2007.08.09 20:26 / 기사수정 2007.08.09 20:26

장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장지영 기자] 드디어 5연패다.

정규 리그와 별도인 FA컵 성적을 제외해도 4연패. 이는 바로 다름 아닌 2007년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한 대구FC의 기록을 가리키는 것이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인천을 상대로 거침없는 무패 행진을 이어온 대구였지만,  이제는 옛날 얘기에 불과하다. 대구는 8일 후기 첫 대결에서 인천에 패하면서 역대 정규리그 통산 전적에서 3승6무4패로 열세로 돌아섰다.

5-0? 과거는 과거일 뿐

사실 박종환 체제에서의 첫 대결이 5-0이란 대승으로 끝날 수 있던 가장 큰 이유는 당시 인천 로란트 감독의 K리그 경험부족도 한 몫 했지만, 인천이 창단 초기라 손발이 맞지 않던 점도 컸다. 그렇다 보니 노나또와 훼이종을 필두로 노상래라는 노련한 공격진이 버티고 있던 대구는 그야말로 인천을 신나게 두들겨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얻은 대패의 충격은 인천에 있어 상당히 오랫동안 부담으로 자리 잡았을 정도였다. 지난 시즌까지 인천을 이끈 장외룡 감독은 '이상하게 대구하고만 붙으면 (경기가)안 풀린다'고 토로할 정도였으니.

그러나 5-0의 충격이 평생 갈 것도 아니고, 해가 갈수록 점점 밀리지 않는 경기력으로 무승부를 더해가던 인천이 아니던가. 게다가 박이천 체제로 넘어오면서부터는 수비적으로 나서던 과거와는 달리 만만치 않은 맞불 작전으로 나서면서 오히려 더욱 좋은 결과를 얻어내고 있는 인천이다.

공격과 수비, 엇갈린 희비

게다가 전력적인 부분을 살펴봐도 지금의 결과가 이상할 것이 없다. 현재 인천의 대구전 초강세에 가장 큰 원인은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흐트러지지 않는 수비다. 웬만해서는 수비 전열이 흐트러지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공격은 미드필드에서 차단이 되다 보니 수비가 내려올 일도 거의 없다.

특히 박종환 체제에서의 '선수비 후역습'을 바탕으로 한 짠물 축구 대신 스피드의 빠른 공격을 전면 내세운 현 변병주 체제로서는 어지간히 흔들어서는 꿈쩍도 하지 않는 인천의 수비진이 야속할 따름이다. 루이지뉴-에닝요-이근호를 중심으로 하는 대구의 공격이 아무리 공간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해도 공이 전방으로 나오질 않으니 시간이 지날수록 공격의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반면 대구는 시즌 초 변병주 감독이 밝혔다시피 수비보다는 공격에 비중을 높인데다 아직까지 수비진에서 발생한 전력 누수가 채 메워지지 않은 상황이다. 오히려 노장 김현수와 창단이래 꾸준히 수비의 중심을 잡아온 박종진 외에는 조직력이나 경험 면에서 아무래도 인천에 비해 밀리는 편이다.

공격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대구 공격의 핵인 이근호가 지난 시즌까지 인천에서 뛰었다는 사실은 그만큼 인천이 이근호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는 말로도 해석할 수 있다. 또 남은 한 축인 루이지뉴 역시 전담 수비수가 붙은 것은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2명에서 3명까지 그 수를 더해 철저히 봉쇄당하기 일쑤다 보니 대구로서는 골 만들기가 더없이 힘들다.

하지만, 인천이 경우는 몇 년에 걸쳐 자리 잡은 힘있는 공격이 완전히 자릴 잡은 상황이다. 특히 리그에서도 흔치 않는 동유럽 출신 용병을 중심으로 하는 인천의 공격은 어지간한 몸싸움으로도 쉽게 막을 수 없을 정도다. 어지간한 수비는 가볍게 몸을 터는 것으로도 빠져나올 만큼 신체 조건이나 힘의 면에서 탁월한데다 데얀의 경우에는 좀 더 안정적인 기량을 갖추고 있는 터라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약해진 대구의 수비진으로서는 속수무책.

승자의 미소는 언제까지?

그러나 과연 인천의 미소는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분명 인천은 올해의 연승 행진으로 대구전 전적을 우세로 돌려놓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인천이 성장하는 동안 대구도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고, 특별히 따로 친선전을 기획하거나 두 팀 모두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않는 이상은 2007년 중에 다시 맞붙을 일도 없다.

이제 2008년 첫 대결까지는 적어도 반년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2007년 승자의 미소를 지을 수 있던 인천이 그 미소를 2007년까지 이어갈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대구가 다시 한번 시민구단 형님으로서의 체면을 회복할 것인가?

또 한 번 K리그의 재미를 더해주는 두 팀의 대결. 그들의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진=8일 인천과 대구의 경기에서 대구 에닝요가 프리킥을 차고 있다ⓒ엑스포츠뉴스 남궁경상 기자] 



장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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