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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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베어벡, '잘 가세요'

기사입력 2007.08.02 19:26 / 기사수정 2007.08.02 19:26

김범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범근 기자] 지난 1년간 한국 성인 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던 핌 베어벡 감독이 아시안 컵을 끝으로 감독자리에서 사퇴했다. 차기 감독 선임에 열을 올리는 지금, 베어벡은 6년 동안 한국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는 과정과 한국에 무엇을 남겼는지 알아보자. 또 그와의 인연을 계속하는 방법은 없을까?

6년 전 시작된 한국과의 인연, 2회 연속 월드컵 코치

2001년, 베어벡은 2002 한일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 거스 히딩크 감독과 함께 처음으로 한국에 입국했다. 1년 반 동안 수석코치로서 히딩크를 보좌했던 그는 '4강 진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냈다. 온순하고 차분한 성격의 베어벡은 불 같은 성격의 히딩크에겐 최고의 파트너였던 것이다.

그는 독일, 일본 등에서 지도자 생활을 지낸 뒤 2006 독일 월드컵을 위해 다시 한국에 복귀했다. 이번엔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보좌함으로써 지난 대회의 경험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본선 16강 진출엔 실패했지만 월드컵 원정 첫 승리의 큰 수훈을 세우는 데 일조했다.

베어벡 호 출범

베어벡은 월드컵 이후 성인 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을 동시에 이끌며 아시안컵 우승과 올림픽 대회 출전을 목표로 삼았다. 그는 성인 대표팀에서는 17전 6승 6무 5패와 올림픽 대표팀에서의 8전 5승 2무 1패의 성적을 거두었다.

성인 대표팀에서는 4-3-3전형을 토대로 주로 젊은 선수들을 기용하며 세대교체를 이끌었다. 이근호, 염기훈 등 재능있는 신예들에게 가능성을 열어주어 대표팀의 주전급 선수로 키워놓기도 하였다. 영국 원정에서 그리스를 상대로 인상적인 승리를 이끌기도 하였으나 최대목표였던 2007 아시안컵 우승의 목표는 실현하지 못했다.

베어벡은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며 사퇴 시기상 본선진출까지는 이루지 못했으나 최종예선진출은 확보해냈다. 무엇보다 어린 선수들의 기량을 잘 끌어냈다는 점을 주목할만 하다. 특히 박주영의 공백을 한동원으로 빈틈없이 메우는 등 무명 선수들의 잠재력을 내다보았고 강민수, 김진규 등 어린 선수들을 국가대표팀 주전멤버로 기용하면서 경험을 쌓게 했다.

결과만 놓고 보내기엔 아쉽다

베어벡은 큰 목표였던 아시안 컵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젊은 선수들을 잘 이끌며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김치우(23), 오범석(22), 이근호(21) 등을 대표팀에서 박지성, 이영표의 자리를 위협할 정도로 능력을 끌어내는 등 대표팀의 미래를 밝게 했다.

젊은 수비라인 기용에도 주목을 받았다. 김진규(21), 강민수(20) 중심의 수비라인을 사용해 아시안컵 3경기 연속 무실점을  고질적인 문제점이었던 수비불안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냈다. 과거 노장선수들이 수비라인의 주축을 이뤘던 것에 비해 미래를 내다보는 차원에서 젊은 선수들을 주전으로 기용한 것으로 보인다.

베어벡에 대한 아쉬움은 선수들로부터 나타난다. 팬들은 많은 비판을 하고 있지만 정작 선수들은 베어벡의 사퇴에 대해 당황하는 모습이다. 김치우, 오범석 등 젊은 선수들은 "감독님이 떠나시게 되어 많이 아쉬울 따름"이라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홍명보 코치도 많은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홍명보는 "우리가 체력훈련을 하지 않았는데도 세 경기 연속 120분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었던 건 베어벡이 각 포지션별 선수들에게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방법을 이해 시켰기에 가능했다."라고 밝히는 등 베어벡을 칭찬했다. 이어서 또, "베어벡 사퇴에 슬퍼하는 중이다."라며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축구의 조언자로 인연 유지해야

한국축구는 베어벡과 인연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시간이 말해주듯이 6년이라는 긴 세월 속에서 2번의 월드컵 등 큰 대회를 치르며 한국축구에 대해 많이 알아갔다. 비록 떠나겠다는 그를 붙잡을 순 없어도 한국축구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선 그의 존재가 필요하다. 현재로선 베어벡이 한국 선수들을 가장 잘 알고, 한국축구가 나아가야할 바람직한 방향을 알기 때문이다.



김범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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