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1970.01.01 09:00 / 기사수정 2011.02.17 19:00
[엑스포츠뉴스/무카스=김현길 기자] "떠나야 할 때가 온 것 같다"며 "그간 스포츠와 함께해 위대하고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다. 나를 사랑해 준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전성기를 훌쩍 넘어 30대 중반이 된''60억 분의 사나이' 예멜리야넨코 표도르(34, 러시아)가 은퇴를 시사했다.
표도로는 지난 13일 미국 뉴저지주 이조드센터에서 열린 '스트라이크포스31 대회' 헤비급 8강에서 안토니오 실바(32, 브라질)에 2회전 종료 닥터스톱으로 굴욕적인 TKO패했다.
2000년 종합격투기에 데뷔한 표도르는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삼보를 바탕으로 빠른 순발력과 힘, 타고난 격투 감각으로 11년간 왕좌로 군림했다. 성적은 31승 3패 1무효를 기록, 그중 23번을 KO나 서브미션으로 승리를 거둘 만큼 세계 격투계의 한 획을 그었다. 자신보다 큰 상대를 만나도 전혀 주눅이 들지 않고, 오히려 날카로운 타격과 탄탄한 그라운드 기술로 상대를 무너뜨렸다.
그러나 격투 황제가 보여준 이번 경기는 예전에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완벽한 패배였다.
어느덧 30대 중반으로 접어든 표도르는 출전 선수 중 나이가 가장 많았고, 체구 또한 제일 작았다. 표도르는 초반 그라운드 공방에서부터 밀렸다. 또한, 기습적인 타격으로 경기를 풀어가려 했으나, 타격에서조차 여의치 않았다. 격투 황제도 25kg의 몸무게 차이, 리치, 키 등에서 큰 차이를 극복하기에는 힘들었다.
승부는 2회전에서 판가름났다. 초반 실바에게 테이크다운을 허용한 표도르는 하위포지션에서 파운딩을 허용하면서 힘겹게 버텨냈다. 황제의 굴욕은 여기서 끝났지 않았다. 실바가 강력한 파운딩을 퍼부으면 표도르는 등을 돌리며, 반격에 기회조차 만들어 내지 못했다. 과거 전성기 시절, 프라이드에서는 상상도 못하는 광경이다.
황제의 몰락은 이미 예고되어 있었다. 종합격투 대회에서는 타격과 레슬링은 기본, 주짓수 등 모든 격투기술을 두루 섭렵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냉혹한 세계다. 그러나 표도르는 삼보만을 고집했다, 또한, 트레이닝을 혼자 해가며, 황제의 자리를 지켜온 것이 사실이다.
표도르의 패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스트라이크포스 경기에서 주짓수 세계챔피언 출신 파브리시오 베우둠(32, 브라질)에게 1회전 1분 9초만에 삼각 조르기와 왼손 암바 혼합 공격을 허용하며 패했다. 패배의 원인은 '조급함' 때문이었다. 지난 2000년 코사카 츠요시(일본)와 대전에서 눈 부위 출혈로 인한 TKO로 패배(닥터스톱)한 정상급 경기에서 패하기는 최초였다. 10년간의 무패 행진을 마감되는 순간이었다.
반면, 황제를 잡은 실바는 이번 경기로 자신의 격투인생 정점을 찍었다. 이번 경기에서 보여 줬듯이 기술과 노련한 경기운영 능력까지 갖춘 준비된 파이터다. 194cm의 키와 121kg으로 큰 체구에서 나오는 타격과 그래플링은 매우 위력적이다. 게다가 묵직한 파운딩에 서브미션에도 일가견이 있다.
그동안 실바는 실력에 비해 격투전문가들로부터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단 한경기의 승리로 격투인생 최대 전환점을 맞게 됐다.
실바는 오는 4월에 열리는 베우둠과 알리스타 오브레임의 경기 승자와 4강전에서 맞붙게 된다.
[글]무카스 제공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