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조은혜 기자) SSG 랜더스 윌머 폰트만 만나면 고개를 숙였던 두산 베어스 박건우가 정규시즌 마지막 대결에서 웃었다.
올 시즌 폰트는 두산에게 유독 강했다. 27일 경기 전까지 4경기에서 3승, 자책점은 단 2점으로 평균자책점이 0.64였다. 두산은 폰트와의 첫 만남에서 8이닝 동안 12개의 삼진을 헌납했고, 이후에도 폰트는 두산을 상대로 무조건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그 중에서도 유독 약세를 보인 선수가 김재환과 박건우였다. 김재환은 12타석, 박건우는 10타석 들어서는 동안 폰트를 상대로 단 한 번의 안타도 치지 못했다. 특히 박건우는 삼진만 무려 6번을 당했다. 독이 오를 법 했다. 더욱이 27일 경기는 4위 두산과 5위 SSG가 단 반 경기차에서의 맞대결이었다. 똑같이 당할 순 없었다.
박건우는 27일 일주일 만에 다시 만난 폰트를 상대로 1회 첫 타석에서 뜬공,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그러나 박건우의 아웃 이후 폰트가 흔들렸고, 타자 일순으로 박건우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2사 만루 상황, 박건우는 폰트의 초구 직구를 받아쳐 좌전 2루타를 뽑아내고 폰트 상대 첫 안타를 기록했다. 2타점도 함께였다.
박건우는 6회 2사 1·2루 상황에 들어선 네 번째 타석에서도 2루타를 만들어냈다. 3볼로 시작한 유리한 카운트에서 5구 직구를 타격했고, 박건우의 안타에 주자가 모두 들어오면서 이날 박건우는 2안타 4타점으로, 단숨에 폰트에게 가장 많은 타점을 낸 선수가 됐다.
경기 후 박건우는 "그동안 폰트한테 막혀 타격코치님과 연구를 많이 했다. 나 자신에게도 답답한 마음이 있었고, 꼭 이겨내고 싶었다. 오늘 안타가 나와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털어놓으며 "매 경기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더욱 타석에서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천적 극복뿐만 아니라, 팀을 순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로 올려놓는 귀중한 4타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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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