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유진 기자) 배우 조진웅이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소감과 연기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드러냈다.
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KNN타워 KNN시어터에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액터스 하우스' 조진웅 편이 진행됐다.
'액터스 하우스'는 동시대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들을 초청, 그들의 연기에 관한 친밀하면서도 심도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스페셜 프로그램이다.
올해 첫 선을 보이는 '액터스 하우스'는 이제훈, 엄정화, 한예리, 전종서, 조진웅, 변요한까지 총 6인의 배우가 참여해 연기에 대생각, 자신이 생각하는 연기 명장면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특히 조진웅은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으로도 나서 다방면의 활약을 펼치며 부산국제영화제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날 조진웅은 "(부산국제영화제 참석한 것은) 감개무량하다는 이야기로는 부족하다"고 감격하며 객석을 꽉 채운 관객들을 향해 파이팅 넘치는 인사를 전하며 분위기를 유쾌하게 이끌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창궐한 이후 만나고 싶어도 서로 못 만나지 않나. 이런 일이 있기 전에는 '어떻게 해서든 관객 분들과 만나보자, 혹은 무대인사를 연장하자' 얘기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되고 나서 말도 안되는 상황이 돼버렸다"고 얘기했다.
앞서 지난 6일 열렸던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부터 모습을 드러냈던 조진웅은 "저는 관객 분들이 오신 지 몰랐었다. 그런데 무대에 딱 올라갔더니 많은 분들이 계시더라. 솔직히 정말 뭉클했다. 제가 연기를 하는 이유와 본질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정확히 정체성을 찾은 날이었다. 코로나19 이후에 근 1년 반 동안은 굉장히 혼란스러웠고 어떻게 지탱하며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는데, 여러분 덕분에 제가 제대로 된 제 본질의 정체성을 찾았다"고 고마워했다.
특히 조진웅은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으로도 나서 다방면의 활약을 펼치며 부산국제영화제에 힘을 보태고 있다.
조진웅은 "막중한 임무를 갖고 왔다. '2주의', '월간의'도 아닌 '올해의' 배우상이지 않나. 여기서 제가 선택한 그 배우님께서는 올해의 배우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남자배우로서 살아가면서 막중한 임무를 또 맡게 되는 것이다. 영화 자체는 굉장히 편하게 즐기려고 한다. 어제 저녁부터 심사를 위해 영화를 보고 있다. 그러다 보면 분명히 제 가슴을 때리는 진심 어린 울림을 주는 배우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영화들을 보면서 제가 응원을 받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깜냥도 안되는 것이 심사를 하러 왔구나 싶기도 하다"고 멋쩍게 말했다.
심사에 나선 자신을 '어린 아이', '신인'이라고 표현하며 겸손하게 말을 이은 조진웅은 '올해의 배우상' 1회 수상자이기도 한 최우식과 '경관의 피'를 함께 촬영했다는 것을 언급하며 "정말 '거인'같은 아이다. (최)우식이는 선한 영향력이 있는 친구였다. 본인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잘 파악하고 있는 배우 같다. 절대 거만하지 않고, 오히려 작업에 대해 어떻게 하면 좀 더 몰입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더라. '경관의 피'는 감독님도 사고가 넓으신 분이었다. 같이 작업하며 원활한 의사 소통을 느꼈다"고 얘기했다.
'인간' 조진웅과 '배우' 조진웅의 간극을 밝히며 "인간 조진웅은 성격도 급하고, 사실 그다지 좋은 성격도 아니다. 술 많이 먹고 늦게 돌아오고, 후배들에게는 까칠하기도 하다. 한 번은 어떤 후배가 '연기 생활도 어렵고 그만두고 싶은데 어떻게 하냐'는 고민을 토로한 적이 있다. 그 때 따뜻하게 위로해줄 수 있어야 했는데, 저는 '나한테 전화하면 안된다. 나는 포기라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다른 선배한테 전화해봐라'고 했었다. 그 후배에게는 얼마나 상처가 됐겠나. 하지만 그 때는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조언을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 조진웅으로 연기를 하면서는 제가 맡아온 캐릭터들의 신념, 성정들을 배우고 있다. 그렇게 살아보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이다"라고 덧붙였다.
연기의 무게감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에서 "제가 (몸무게가) 무거워서, 무게감은 항상 갖고 있다"며 넉살을 부린 조진웅은 "대한민국에는 훌륭한 배우 선배님들이 정말 많지 않나. 제게는 다 교보재다"라고 목소리를 높인 조진웅은 "말도 안되는 바람이지만, 전 인류가 모두 연기라는 것을 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상대방의 심리와 느낌들을 어느 정도 다 공유하면서 살 수 있지 않을까. 여러분도 연기해보시라"고 전하기도 했다.
앞서 다양한 인터뷰를 통해 여러 차례 현장에서 함께 하는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던 조진웅은 이 자리에서도 다시 한 번 '사람'을 강조했다.
조진웅은 "연기의 무게감에 대한 부담감을 갖고 있을 때도 있다. 그걸 해소하는 방법은 딱 한가지다. 같이 출연하는 배우들, 같이 작업하는 스태프들과의 믿음밖에 없는 것 같다. 그것만 있으면 별로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을 선택할 때는 무조건 재미난 것을 선택하려 한다. 그리고 저는 같이 작업하는 사람이 우선이다. 그 기간 동안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도 못 만나게 될 것이고 그럴텐데,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느끼거나 하면 안되지 않나. 아시겠지만 작품 두 세 편을 촬영하면 2년이 지난다. 그들과 공존하는 삶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식구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라고 거듭 얘기했다.
한편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6일부터 15일까지 영화의전당을 비롯해 6개 극장, 29개 스크린에서 아시아 총 70개국 총 223편을 상영하며 해운대구 센텀시티와 남포동 일대에서 열흘간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개막작으로 임상수 감독의 '행복의 나라로'가 상영됐으며 폐막작은 렁록만(홍콩, 중국) 감독의 '매염방'이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