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윤승재 기자) “힘들겠지만 조금만 더 버텨줬으면..”
삼성 라이온즈의 박해민의 귀환은 그야말로 기적과도 같았다. 수술이 필요하다는 부상, 재활을 해도 4주가 걸린다는 큰 부상을 입고도 2주 만에 그라운드에 돌아온 원동력은 딱 하나. 6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이었다. “동료들과 함께 가을야구 여정을 함께 하고 싶었다”라고 말할 정도로 박해민의 가을야구 열망은 간절했다.
18경기를 남긴 현재, 삼성은 2위 LG와 승차 없는 3위를 달리고 있다. 4위 두산과도 4.5경기차에 6위 NC와는 8경기차로 벌어져있다. 지난 6년 동안의 그 어느 때보다도 가을야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1위 KT와도 3.5경기밖에 나지 않아 1위까지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하지만 긴 시즌을 달려온 만큼 선수들도 많이 지쳐있다. 투수진의 구속과 구위는 시즌 초반만하지 못하고, 야수진 역시 크고 작은 부상에 타격 부진, 수비 집중력이 저하된 모습을 보이는 등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막판 스퍼트를 달려야 하는 시점에서 잠시 주춤하고 있는 삼성이다.
‘주장’ 박해민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선수들이 지쳐있고 타격 사이클 역시 떨어져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캡틴은 선수들을 믿었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 미팅을 열 법도 했지만, 박해민은 “모이는 시간조차 선수들이 피곤해 할 수 있다”라며 별다른 말을 꺼내지 않았다. 오히려 캡틴은 “선수들이 느끼고 알아서 잘 움직일 거라 생각한다”라며 동료들을 믿을 뿐이었다.
미팅은 없었지만 박해민은 수훈 선수 인터뷰를 통해 동료들을 격려했다. 지난 3일 잠실 두산전에서 3안타 맹타로 팀의 13-9 승리를 이끈 박해민은 “그동안 타격 사이클이 안좋았는데 오늘 타선이 터졌으니 남은 경기에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면서 “선수들 모두 힘들겠지만 조금만 버텨줬으면 한다. 조금만 지나면 (잔여경기 일정으로) 휴식일이 있으니 마지막까지 더 힘내줬으면 좋겠다”라며 선수들을 격려하는 데 힘을 쏟았다.
물론, 박해민이 별 말을 하지 않아도 6년 만의 가을야구를 향한 삼성 선수들의 열망은 강할 것이다. 가을야구만을 바라보며 초인적인 회복력으로 돌아온 캡틴의 모습만 봐도 느끼는 바가 남다를 터. 주장을 비롯한 선수들의 뜨거운 열망 속에 삼성의 가을야구의 꿈도 무르익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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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