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그때 그 시절'은 스타들의 과거부터 현재까지 변천사를 돌아보는 코너입니다. 풋풋한 데뷔 시절은 물론 전성기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향수를 자극하는 별들의 다채로운 모습을 되짚어봅니다.<편집자주>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에서는 많은 빚 때문에 더는 물러날 곳이 없는 사람들이 상금 456억에 목숨을 걸고 피도 눈물도 없이 싸운다. 그런 와중에서도 시청자의 눈물을 흘리게 한 인물이 있으니 '지영'이다. 이유미는 중반부터 두각을 드러낸 지영 역할을 실감 나게 소화하며 단숨에 주목할 만한 배우로 떠올랐다.
데뷔 후 첫 인터뷰를 2017년 엑스포츠뉴스와 가진 이유미. 소탈한 매력과 순수한 미소가 눈에 띄었던 그의 과거부터 ‘오징어게임’의 주역 중 한명으로 성장한 현재까지의 모습을 돌아본다.
“항상 밝은데 쾌활함이 너무 폭발해서 주체를 못 해요. 입을 열면 단점이 되기도 해요. 생각을 거치지 않고 말을 내뱉기도 하거든요. (웃음) 딱 보는 것처럼 쾌활하고 밝아요."
=2017년 12월 27일 [엑's 인터뷰②] 이유미 "롤모델은 조진웅, 언젠간 여우주연상 타고파" 중에서
이유미는 알고 보면 데뷔 13년 차 배우다. 2009년 '한국피앤지 듀라셀' 광고로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에도 햄버거, 화장품, 통신사, 편의점, 우유 브랜드 등 광고계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17세 때인 2010년에는 EBS 청소년 드라마 ‘미래를 보는 소년’에서 서연두 역할을 맡아 연기자로 데뷔했다.
12시간 후의 미래를 볼 수 있는 천재소년 밀(박건우 분)이 위험한 미래를 맞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과학지식을 이용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 어린이용 과학드라마다.
앳된 얼굴을 한 이유미는 과학에 관심이 많은 똑똑하고 명랑한 미소녀이자 동아리 홍일점 서연두를 귀엽게 소화해냈다.
“2010년에 청소년 드라마 ‘미래를 보는 소년’으로 연기 데뷔를 했어요. 어릴 때 영화 ‘허브’에서 지체장애를 연기한 강혜정 선배를 봤거든요. 어린 마음에 정말 장애가 있는 분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충격이었고 재밌었어요. 나도 남을 놀라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에게 선뜻 얘기를 못해서 10살 어린 동생의 사진을 잡지 콘테스트에 보냈어요. 연락이 와서 은근슬쩍 같이 갔고 내가 하고 싶어 동생 사진을 올렸다고 말했어요. 자연스럽게 같이 하면서 엄마에게 연기를 너무 하고 싶다고 설득했어요. 전문적인 연기학원에 다니면서 조금씩 엑스트라도 하고 오디션도 보고 CF도 촬영하면서 활동하게 됐죠.”
=2017년 12월 27일 [엑's 인터뷰②] 이유미 "롤모델은 조진웅, 언젠간 여우주연상 타고파" 중에서
2010년 영화 ‘황해’에서 태원(조성하)의 딸 역할로 영화에 데뷔했다. ‘청포도 사탕: 17년 전의 약속’(2011)에서는 박진희의 아역으로 등장한다.
영화 ‘조류인간’, '프랑스 영화처럼’,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능력소녀’ 등 다양한 영화에서 얼굴을 비춘 이유미는 2017년 영화 ‘박화영’에서 세진 역으로 눈도장을 찍는다.
세진은 박화영의 집에서 같이 생활하는 가출 소녀다. 원조교제를 빌미로 남자들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는 비행 청소년으로 미정(강민아)의 남자친구 영재(이재균)의 아이를 임신한다. 이유미는 불량 청소년 연기로 인상을 톡톡히 남긴다.
2017년 MBC 드라마 ‘20세기 소년소녀’에서 사진진(한예슬)의 스타일리스트이자 사진진에게 비평을 서슴지 않고 할 말 다 하고 사는 미달이를 연기했다.
“겉으로만 보면 다가가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 되게 잘해주셨어요. 홍콩에서 촬영할 때 야시장을 걸어가는 신이 있었거든요. 그 야시장 옆에 있는 상가에서 뭐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되게 무서워하고 있었는데 잘 챙겨주고, 혼자 서있으면 같이 서 있자고 해주기도 했어요. 자상하고 멋있어서 저도 잘 따랐고요. 카리스마가 있으면서 귀여운 매력도 있고 다 가진 분이에요. 처음 실물을 보고 이렇게 예쁜 사람이 존재하는구나 라는 생각에 놀랐어요. 화면과 똑같더라고요.”
= 12월 27일 [엑's 인터뷰①] '이소소' 이유미 "한예슬 덕에 훈훈한 촬영, 멋있는 선배" 중에서
미달이는 공지원(김지석)과 함께 일한 애널리스트 후배 김태현(장재호)과 사귄지 3개월 만에 초고속으로 결혼하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첫 지상파 드라마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맡은 데 이어 마지막회에서는 결혼에 골인하는 등 미니시리즈에서 비중 있는 역을 소화했다.
“3회 빼고 다 나와서 놀랐고 즐거웠어요. 사진진(한예슬) 역할과 함께할 때만 나올 줄 알았는데 그 외에도 깨알같이 나와서 감사했어요. 결혼까지 하는 걸 보고 주위에서 결국 승자는 미달이라고 했죠. 가끔 알아봐 주는 분들이 있어요. (웃음) 시청률이 아쉽긴 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잖아요. 재방송도 있고 다운받아 볼 수도 있고 언제 다시 발굴될지 모르는 거니까요. 현장 분위기도 마지막까지 훈훈했어요. 댓글에도 훈훈한 말들만 있었고요.”
=12월 27일 [엑's 인터뷰①] '이소소' 이유미 "한예슬 덕에 훈훈한 촬영, 멋있는 선배" 중에서
“모든 게 처음이어서 생소했어요. 촬영하면서 홍콩에 간 것도, 남산에 간 것도 처음이었어요. 그렇게 추운 날씨에도 사람이 엄청 많더라고요. 자물쇠가 달린 모습도 처음 봤어요. 웨딩드레스도 처음 입어보고 제주도도 처음 가봤죠. 이 드라마로 웬만한 건 다 해봐서 너무 신기하기도 하고 새로웠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드라마에 나온 것도 처음이고요.”
=2017년 12월 27일 [엑's 인터뷰①] '이소소' 이유미 "한예슬 덕에 훈훈한 촬영, 멋있는 선배" 중에서
‘어톡행’, ‘오늘도 무사히’ 시즌1, 2, ‘소소한 오후의 도시’, ‘좀 예민해도 괜찮아’ 등 웹드라마에도 연이어 활동했다.
단편 영화 ‘심장박동조작극’에서 주연을 맡았다. 첫눈에 반한 킹카를 사로잡기 위해 주술사에게 심장박동 조작기를 받게 된 혜은 역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처음으로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 됐어요. 촬영할 때 부담감도 많았죠. 3년 전에 촬영한 거여서 제대로 생각하고 촬영했는지에 대한 걱정이 있어요. 그때는 지금보다 살이 있어서 통통하게 나올 거고요. (웃음) 생각지도 못했는데 개봉된다고 해서 놀랐어요. 개봉관은 적지만 기분이 좋기도 해요. 인도의 발리우드 느낌이 나는 영화에요. ‘심장박동 조작극’ 외에도 단편영화 ‘능력소녀’도 있고 명필름학교에서 제작한 ‘박화영’이 영화제도 나오고 개봉도 할 거예요. 깨알같이 꾸준히 나올 수 있어 행복해요.”
= 2017넌 12월 27일 [엑's 인터뷰①] '이소소' 이유미 "한예슬 덕에 훈훈한 촬영, 멋있는 선배"
2018년 OCN ‘보이스 시즌2’에서 미성년자 성범죄 피해자 희주 역을 진정성있게 그렸다.
이유미는 당시 “조심스러운 면이 많았다. 연기를 하기 전 기사들을 많이 찾아봤다. 실제 피해자분들이 보셨을 때 무례하지 않게 느끼실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무거운 마음으로 임했다”라고 털어놓았다.
같은 해 순수한 고교생들의 꿈과 우정, 고민을 다룬 KBS 2TV ‘땐뽀걸즈’에서는 9등급끼리 모인 학교에서 9등급 맞는 돌머리 듀오 김도연으로 분해 매력을 발산했다.
SBS ‘의사요한’, tvN ‘드라마 스테이지-모두 그곳에 있다’, 넷플릭스 ‘나 홀로 그대’, MBC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 등 여러 작품에서 활약했다.
"드라마 한편을 찍었잖아요. 드라마와 영화 모두 고르게 하고 싶어요. tvN 드라마 스테이지 단막극 ‘식사를 만드는 여자’도 출연하고 1월에 웹드라마도 있어요. 영화도 하고 싶고요. 오디션을 보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즐거운데 오디션이 잘 돼서 많은 작품에 출연했으면 해요.”
=12월 27일 [엑's 인터뷰②] 이유미 "롤모델은 조진웅, 언젠간 여우주연상 타고파" 중에서
지난해 ‘365’에서 남자친구 영웅(이태빈)의 관심을 받기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하고 거짓말을 일삼는 뮌하우젠 증후군 캐릭터를 선보였다. 미저리를 뛰어넘는 악녀로 열연해 확실한 존재감을 각인했다.
올해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에서 EXID 출신 배우 하니와 호흡을 맞췄다. 박화영'을 연출한 이환 감독의 차기작인 ‘어른들은 몰라요’에서 ‘박화영’에 이어 또 세진 역할을 맡았다.
가정과 학교로부터 버림받은 10대 임산부 세진에 몰입하기 위해 욕설과 흡연 연기에 도전했고 롱보드 라이딩 신을 위해 롱보드를 직접 배우기도 했다.
언론시사회 당시 "세진이라는 역을 '박화영'에서 연기하고 '어른들은 몰라요'에서 다시 세진을 연기하게 됐는데, '박화영'에서도 세진을 너무 좋아했다. 세진이를 중점으로 영화를 하나 찍는다고 감독님께서 시나리오를 주셨더라. 처음에는 감독님께 세진이가 '왜 이래?'라고 자꾸 물어봤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내가 어른이라서 세진이를 이해하지 못 하는건가 싶기도 하더라. 그렇다면 네가 세진이가 돼 세진이를 알아보고 표현해보고자 했다"라고 밝혔다.
단역부터 주연까지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이유미는 1000대 1의 오디션을 뚫고 영화 ‘인질’에 캐스팅됐다. 인질로 붙잡혀 황정민과 함께 아지트에 감금된 카페 아르바이트생 반소연으로 합류해 긴장을 더하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영화 속 황정민과 인질범 사이를 이어주는, 또 어느 상황에서는 튀지 않으면서도 진짜 인질이 된 모습을 진짜처럼 보여주고 싶었다. 제가 있다는 것이 잊혀지지 않으면서도, 또 진짜 인질같아 보이는 모습이 극 속에 보이길 원했다“
- 2021년 8월 19일 이유미 "매 순간이 긴장"..1000대1 뚫은 황정민 옆 '인질' [인터뷰 종합] 중에서
국내 드라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를 비롯해 83개국 모두 1위에 올라 화제가 된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에서 아픈 사연을 가진 지영 역을 맡아 제 몫을 해냈다.
국내 및 해외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한 이유미는 SNS 팔로워수가 4만명 대에서 23만명까지 급증하는 등 ‘오징어 게임’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넷플릭스의 또 다른 기대작인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이나은 역할로 출연한다.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한 고등학교에 고립된 이들과 그들을 구하려는 자들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극한의 상황을 겪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데뷔 13년차, 꾸준히 한길을 걸으며 조금씩 빛을 보기 시작한 이유미의 다음 행보도 기대된다.
“조진웅 선배님이 롤모델이에요. 화면에 나오는 모습이 매력적이에요. 연기할 때마다 캐릭터가 다양해서 다 다른 사람인 줄 알았어요. 다양한 역할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부럽고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잘생기고 덩치도 좋고 꾸밈없는 표정과 느낌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시그널’을 정주행했는데 만약 같은 작품에 나온다면 팬심으로 대할 것 같아요.” (웃음)
“장기적인 목표는 여우주연상을 타는 거예요. 수상 소감으로 그동안 고마웠던 사람들을 나열하면 온종일 걸리겠지만 어느 정도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기자님 이름도 말할 거로 약속할게요 (웃음) 그게 목표에요. 그동안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내게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그러기 위해 앞으로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하죠. ‘이 연기만 했던 사람인 것 같은데 이런 것도 하고 저런 것도 하네’라는 말을 듣는 배우요. 한 가지만 하는 배우가 아니라 다양하게 두루두루 하는 배우가 되길 바라요.”
=2017년 12월 27일 [엑's 인터뷰②] 이유미 "롤모델은 조진웅, 언젠간 여우주연상 타고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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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