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송영규가 '수색자'에 참여한 소감과 군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또 앞으로도 꾸준히 자신만의 발걸음으로 연기의 길을 다져가겠다는 뜻을 얘기했다.
송영규는 16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수색자'(감독 김민섭) 인터뷰에서 영화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수색자'는 교육장교가 의문사한 날, 탈영병이 발생하고 출입통제구역 DMZ로 수색 작전을 나간 대원들이 광기에 휩싸인 채 알 수 없는 사건에 맞닥뜨리게 되는 밀리터리 스릴러다. 송영규는 완벽주의 성향으로 DMZ의 모든 일을 진두지휘하는 백영철 중령 역을 맡아 강성구 역의 송창의와 대립하며 극에 긴장감을 더한다.
송영규는 "시나리오를 보면서 김민섭 감독이 얘기하고 싶은 부분에 공감이 많이 갔다. 군대에서 일어난 의문사 사건을 듣고 오랫동안 조직에 대한 부조리, 군대에 대한 부조리들을 많이 생각한 것 같더라. 제가 연기한 백영철 중령같은 경우도, 조직을 위해 개인을 희생해야 한다는 나름대로의 생각과 지휘관으로서의 철학을 갖고 있는 인물인데 그 부분이 공감이 됐고 살아있는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첫 등장부터 자칫 잘못하면 악역으로 낙인 찍힐 수 있는 백중령의 행동을 연기하면서는 "이야기의 짜임새가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무 문제 없이 촬영했다. 영화 속에서 백중령 뿐만이 아닌 다른 개개인 병상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다 나타나고, 그것들이 또 반전으로 풀리기 때문에 충분히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연기했었다"고 떠올렸다.
1970년 생인 송영규는 '수색자'를 촬영하며 실제 자신의 군 생활을 떠올리기도 했다. "제가 1990년에 입대해서 1993년까지, 30개월을 복무했었는데 실제로 탈영하는 사람도 있었고, 제 선임 중에는 사고로 돌아가신 분도 있었다. 군대에 잘 적응 못하는 관심사병도 물론 존재했다"고 말을 이은 송영규는 "이전에도 지금과 비슷하지 않았나 싶다. 저희 때도 폭력이 있었고 얼차려같은 미묘한 것들이 많았다. 물론 그 이야기들이 새는 것을 군 자체에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이 외부적으로는 알려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송영규는 "영화가 좀 무겁지만, 픽션이니까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봐주셔도 좋을 것 같다"고 말을 더하며 "백영철을 포함해 영화 속 인물들을 따라가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사건들과 각자의 사연이 있는 인물들을 따라가다 보면 풀어가는 재미들이 있을 것이다. 요즘 넷플릭스 'D.P.'라는 드라마가 인기라고 하는데, 저도 이제 곧 봐보려고 한다. 군대에서 터지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나오지 않나. 'D.P.'와 비교해서 봐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수색자'에서는 절친한 후배이자 동료로 오랜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송창의가 함께 해 더욱 편하게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 앞서 송창의는 송영규와 함께 연기 호흡을 한 순간을 떠올리며 '살기어린 눈빛에 진짜 놀랐다'고 표현한 바 있다.
송창의의 반응에 껄껄 소리내 웃어 보인 송영규는 "저희가 강원도 원주에서 촬영을 했었는데, (송)창의와 촬영 후 술을 같이 마시고 하면서 군대 얘기를 공유했었다. 제가 실제로 원주에서 군대 훈련을 받기도 했었고, 그 때 힘들었떤 여러 감정들이 생각나더라. 창의는 같이 연기를 해보니 정말 강성구 역할에 몰입해 있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창의를 보며 그런 (살기 어린) 눈빛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다시 한 번 쑥스럽게 미소를 보였다.
1995년 뮤지컬로 데뷔 이후 수많은 뮤지컬, 연극에 출연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연기파 배우' 송영규는 2019년 영화 '극한직업'에서 고반장의 라이벌 최 반장 역으로 분해 적재적소에 등장, 극을 빈틈없이 채우며 유쾌한 웃음을 선사해 존재감을 남겼다. 이후 드라마 '스토브리그'와 '하이에나'와 최근의 '언더커버'까지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다양한 활약을 이어오고 있다.
'수색자'를 촬영했을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막 터진 상황이었다며 극 중 마지막 신을 촬영할 때 장소 섭외 등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얘기한 송영규는 "'수색자'는 이렇게 다행히 개봉하게 됐지만, 찍어놓은 다른 영화들이 개봉을 하지 못하기도 하고, OTT로 바로 넘어가기도 하는 그런 상황들이 생겼다. 아쉬운 마음도 조금 들긴 한다. 또 지금 무대에 있는 동료들의 경우는 경제적으로도 힘든 상황이라고 하더라. 저도 제가 올해 예정했던 것보다 상황이 이렇게 달라지고 하다 보니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인데, 어려움도 기회니까 이 순간을 잘 준비해서 또 꿈틀꿈틀 일어나야겠다 생각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작품은 물론 지난 해 송창의와 함께 출연한 예능 '동상이몽2'와 '신박한 정리', 최근의 '골프왕'까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대중과 인사하며 친근하게 다가간 송영규는 두 딸 이야기에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미국에서 VFX(시각특수효과) 공부를 했던) 큰 딸이 마지막 학기를 마쳤다. 굴지의 영화사 쪽에서 제안이 오고 있다고 해서 정말 기분이 좋다. 고2 둘째 딸은 뮤지컬을 전공하고 있는데, 저를 닮아서 그런지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보니 정말 잘하더라"고 웃으며 "둘 다 너무나 건강하게 행복한 아이들로 키워서 저도 정말 기분이 좋다. 딸바보 맞다"며 다시 한 번 환하게 웃었다.
또 "예능 출연도 정말 쉬운 것이 아니더라. 늘 '말을 잘 못하고 나온다'는 느낌이었다. 예전에 출연했던 '인생술집'이나 창의처럼 편한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라면 그래도 조금 나은 것 같다. '골프왕'에 출연해서는 손지창 씨와 친구가 됐는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렇게 살아가고, 이런 정서를 갖고 있구나' 많이 느끼고 있다. 다들 재미있고 말도 너무나 잘하더라"고 얘기했다.
"매 순간 그렇지만, 현장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 송영규는 "늘 역할로 기억되는 사람, 어떤 감정과 감동을 주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다. 정서적으로 잘 갈고 닦아 제게 어떤 캐릭터가 부여되면 정말 최선을 다해 아름답게 그 인물을 창조해보려고 한다. 올해 촬영하면서 약간의 부상이 생겼는데, 건강하게 부상 당하지 않고 현장에서 행복하게 촬영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수색자'는 29일 개봉한다.
사진 = YK미디어플러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