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올 시즌 보스턴 레드삭스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팀 타율(0.257) 4위, OPS(출루율+장타율, 0.755) 6위에 올라 있는 팀이다.
류현진(34, 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올 시즌 보스턴과 세 차례 대결에서 평균자책점 2.00(18이닝 4자책) 이닝당출루허용률(WHIP) 0.83을 기록했다. 올 시즌 보스턴과 처음 만난 지난 4월 21일(이하 한국시간)에는 5이닝 8피안타(1피홈런)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지만, 이후 2경기에서는 13이닝 6피안타 무실점으로 두 차례 선발승을 챙겼다.
류현진은 9일 캐나타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보스턴을 다시 만났다. 최근 맞대결에서 강세를 보인 만큼 선전을 예상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보스턴 타선의 공세가 매서웠다. 류현진은 4회(3⅔이닝)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당했다. 이날 경기 초반에만 안타 10개를 얻어맞고 7실점했다. 결과적으로 토론토가 극적인 역전승을 연출해 패전을 면했지만 류현진으로서 곱씹어야 할 경기로 남았다.
1회 초에는 삼자범퇴로 출발했다. 하지만 보스턴 타선은 2회 초에만 안타 5개를 퍼부으며 류현진을 집중 공략했다. 보스턴은 3회 초에도 3안타로 류현진을 괴롭혔다. 류현진은 이날 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터, 커브를 다양하게 배합해 던졌는데, 보스턴 타자들은 류현진이 던진 모든 구종을 쳐냈다. 실투를 놓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스트라이크 존 경계에 꽂히는 공도 공략했다.
MLB.com의 조던 호로빈 기자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에 "류현진이 경기 초반에 많은 안타를 허용했는데, 스트라이크 존 안에 몰려서가 아니라 보스턴이 모서리에 오는 공을 때려낸다"고 적었다. 특히 2회 초에는 보스턴 타자들이 경계를 공략하는 양상이 두드러졌는데, 그중 역전 적시타를 친 케빈 플라웨키는 우타자 몸쪽으로 휘어 들어오는 커터를 잡아당겼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플라웨키는 몸쪽에 파고드는 공을 104.5마일(약 168.2km/h)의 빠른 타구로 연결했다. 캐나다 TSN의 스콧 미첼은 자신의 SNS에 "류현진은 오늘 자신이 원하는 투구를 하지는 못했다"며 "보스턴 타자들의 95마일 이상 하드 히트가 9개 있었고 삼진은 1개뿐이었다. 구위나 커맨드가 되지 않았다. 이상적인 조합은 아니다"라고 봤다.
스트라이크 존 경계를 공략하던 류현진은 3회 초에는 다소 몰린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무사 1루에서 라파엘 디버스에게 던진 커터는 복판에 몰렸다고 봐도 무방했다. 흔들리기 시작한 류현진은 4회 초에도 평소와 같은 예리한 제구를 보여주지 못하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패트릭 머피와 바뀌어야 했다.
류현진은 경기가 끝나고 "저번 경기보다 제구도 잘 되지 않았고 구속도 덜 나온 것 같다. 실투도 보스턴 타자들이 놓치지 않고 연결한 게 많은 안타가 된 것 같다. 그래서 초반에 많은 실점을 했다. 그게 좀 아쉽다"고 짚었다. 올 시즌 류현진의 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평균 구속은 각 89.7마일과 79.5마일인데, 극적인 차이는 아니었지만 이날에는 평균 89.0마일과 79.2마일이 나왔다.
류현진은 이어 "오늘 같은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투구 내용 중 가장 아쉬웠던 것'에 대해서는 "전부 다"라고 했다.
사진=AP/연합뉴스, 조던 호로빈 트위터 캡처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