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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야수 용병, '한국에선 안 되겠니?'

기사입력 2007.06.20 22:40 / 기사수정 2007.06.20 22:40

박현철 기자

                  

중도 퇴출이 유력한 롯데 3루수 리오스<사진=롯데 자이언츠>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20일 롯데 강병철 감독) '고민중이다. 당장 교체하지는 않겠지만 (대체 용병을) 구단과 함께 알아보고 있다. 사실상 리오스로는 힘들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5월 10일 최고 외국인타자 중 한 명이었던 펠릭스 호세를 내치고 내야수 에두아르도 리오스를 데려왔다. 그러나 리오스의 성적은 20일 현재 .234 2홈런 12타점에 그치고 있다. 

당초 이대호의 뒤를 받치는 강력한 5번타자, 3루수를 기대했으나 전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지난 해 KIA 타이거즈의 연 이은 실패

지난 시즌 간신히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KIA 타이거즈의 사례도 있다. KIA는 지난 해 외국인 내야수들의 실패로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할 뻔했다. 당초 '중장거리 타격의 3루수'로 각광 받았던 마이크 서브넥은 1할대의 물방망이 타격으로 일관하다 퇴출의 칼을 맞았다. 

뒤이어 영입한 플로리다 말린스 출신의 3루수 스캇 시볼 또한 1할대의 빈타에 허덕였다. 내야 수비에서도 문제를 보여 우익수로 자리를 옮겼지만 빈타는 여전했다. KIA는 시즌 후 미련없이 스캇을 내보냈다.

성공한 외국인 내야수는 과연 얼마나?

98년 현대 유니콘스의 외국인 3루수 스코트 쿨바는 팀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2000년 신생팀 SK 와이번스의 유격수 틸슨 브리또는 .342(2위)의 정확한 타격을 보여주며 고군분투했다. 브리또는 2002년 삼성 라이온즈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힘을 실었다.

또한 2003년 SK의 에디 디아즈는 .285 22홈런 63타점으로 팀의 한국시리즈 행을 이끌었다. 시즌 중반 부상으로 한 달 가까이 공백이 있었음을 감안하면 좋은 성적이다.

그러나 외국인 투수, 외야수, 지명타자들의 성공사례에 비해 성공한 외국인 내야수(1루수 제외)를 찾아 보기가 힘들다.

수비가 좋으면 공격이 문제, 아니면 그 반대

실패한 외국인내야수의 특징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98년 OB 베어스(두산의 전신)에서 뛰던 에드가 캐세레스나 같은 해 롯데에서 뛰던 덕 브래디, 2000년 해태 타이거즈(KIA의 전신)에서 뛰었던 아르키메데스 포조의 경우는 좋은 수비력을 지녔지만 장타력이 현저히 떨어져 타격면에서 그다지 도움을 주지 못했다. 

 2004년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던 앙헬 페냐의 경우는 힘있는 타격을 보여줬지만 산만한 체구로 수비공헌도가 거의 없었다. 2003년 두산에서 뛰던 마이크 쿨바(스코트 쿨바의 동생,2000 시드니올림픽 미국대표)는 나쁘지 않은 수비력과 좋은 힘을 지녔지만 타율이 .215에 그쳤다.

즉, 수비가 좋으면 공격력이 문제고 공격력이 좋으면 수비력이 너무 미흡하다. 수비부담이 덜해 타격에 힘을 기울일 수 있는 외국인 외야수 자원은 많은 대신 공,수,주를 모두 갖춘 외국인 내야수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와 같다.

갖출 것 다 갖췄는데 왜 한국행?

좋은 외국인 내야수가 시장에 나와 있는 경우도 그리 많지 않다. 재능있는 내야수들은 대부분 메이저리그를 바라보고 뛰고 있어 스카우터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만 간다.

외국인 투수와 외야수의 경우는 다재다능한 선수보다는 한 분야에 특화된 선수를 찾기 때문에 위험성이나 부담이 적다. 그러나 외국인 내야수에겐 팀의 약점을 메우는 동시에 타선의 화력도 높여주는 다재다능함이 필요하다. 말 그대로 수요는 많지만 공급은 적은, '부르는 게 값'인 내야수 시장이다. 

또한 시즌 중반에는 외국인선수 영입에 힘을 쏟기가 어려워서 수치에 의존한 과거 경력과 비디오 분석에 의존한 영입이 대다수이다. 외국인 선수 수급에 힘을 쏟는 경우는 대개 순위권에서 멀어져 다음시즌을 일찌감치 준비하는 최하위 팀에 해당한다.

외국인선수 만능주의 조금씩 벗어나야

외국인 내야수의 실패사례는 재능있는 신예 내야수 발굴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내야수 자원이 많은 팀은 거포 영입을 통한 타선의 강화나 선발진, 마무리 투수 보강 등 이른바 '화룡정점'에 힘쓰면 된다.

그러나 빈약한 내야진으로 시즌을 꾸려 나가려면 외국인 내야수 영입에 몇 배는 더 힘을 쏟아야 한다. 코칭스태프, 스카우트진은 혈안이 되어 공,수,주 모든 면을 자세히 관찰해야 한다. 

비디오 분석, 에이전트 추천에 의존하는 간접적인 용병 선발 방식도 문제다. 그러나 먼저 국내 유망주들의 육성에 힘을 쏟아야하지 않을까?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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