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승재 기자) 결국 리그는 중단됐고, 이번 사태의 시발점 역할을 한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는 사과문을 냈다. 두 구단은 사과문에서 “KBO리그 일정에 차질이 생기게 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두 구단은 앞서 열린 실행위원회와 이사회에서 리그 중단의 필요성을 피력했던 구단들이다. 리그 중단을 주장했던 구단들이 뒤늦게 낸 사과문에서 일정 변동에 사과를 하는 모습은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부분이다.
일정 변동 없이 리그를 치르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다. KBO가 마련한 ‘특별엔트리’ 규정을 통해 2군 선수들을 올려 경기를 치렀다면 일정 변동은 없었다. 하지만 두 팀은 가용할 전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리그 중단을 요구했고, 결국 KBO가 원칙을 어기면서까지 이를 받아들였다.
사과문의 타이밍도 아쉽다. 사태가 처음 발생한 8일(NC)에도, 사태가 번져 타 팀이 피해를 입었던 11일(두산)에도 두 구단의 공식적인 사과 메시지는 없었다. 그 사이 10개 구단 실행위원회를 통해 리그 중단을 요구했고, 12일 이사회를 통해 리그 중단이 결정된 직후에야 동시에 사과문을 배포했다. 계산적이고 진정성이 없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사과문을 배포한 의미도 딱히 없다. 일정 변동과 KBO 관계자, 야구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과 방역 조치를 더 강화하겠다는 말이었다. 누구나 예상 가능한 내용이었다. 여기에 최근 선수단이 방역 지침을 어겼다는 소문에 대한 해명도 없었다.
물론 아직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라 섣불리 말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임은 알지만, 구단들도 확진자들의 동선을 일부 파악했을 것이다. 하지만 별다른 해명이 없다는 것은 여러 의심도 가능케 한다. 소문이 무분별하게 증폭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사과문에서 이런 내용은 없었다.
차라리 리그 중단 요구없이 한 발 물러서 8개 구단의 의사에 맡기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사과문이 늦더라도 진정성 측면에선 인정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여러 모로 아쉬운 사과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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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