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조은혜 기자) "벌투 아니에요."
SSG 김태훈은 9일 문학 한화전에서 57구로 많은 공을 던졌다. 0-4로 끌려가던 7회초 등판한 김태훈은 올라오자마자 최재훈에게 홈런을 허용했고 9회초까지 2⅓이닝을 소화해 4피안타(1홈런) 3사사구 1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평소같지 않은 긴 이닝을 던지는 김태훈을 향해 벌투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태훈에 대한 질문에 "다들 오해하실 거 같다. 아마 그렇게 보여졌을 거다"라고 입을 연 김원형 감독은 "태훈이와 이미 경기 전 얘기가 된 상황이었다"고 비화를 밝혔다. 시즌이 절반이 지난 시점, 김원형 감독이 보기에 김태훈의 구위가 생각보다 올라오지 않자 제안한 방법이었다.
김원형 감독은 "태훈이가 시즌 초까지는 구위가 너무 좋았는데, 두 달 가까이 구위가 안 올라와서 트레이닝 파트에 문제 있는 게 아니냐고 체크해보라고 했었다. 내 기준에서는 크게 무리하지 않았다고 봤고, 올라와야 하는 시점에 안 올라와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는데 문제는 없었다"며 "본인이 던질 때 밸런스가 안 맞는 거 같다고 해서 투수코치와 세 명이서, 몸에 이상이 없다면 50구 정도 던져보는 건 어떠냐고 내가 먼저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당장 9일 경기를 말했던 건 아니었다. 올림픽 휴식기 전까지 2~3이닝 던질 수 있는 상황이면 해보자고 했는데 바로 그날 그런 상황이 됐다. 김원형 감독은 "밖에서 보실 때는 감독이 화가 나서 던지게 한다 보여질 거다. 그런데 그런 얘기를 했고, 공교롭게도 그 얘기가 끝나자마자 상황이 되어버렸다"고 돌아봤다.
김 감독은 "이런 상황을 공개해서 내가 면피하는 걸로 보일 수 있겠지만, 계속해서 컨디션이 올라오길 기다릴 순 없었다"며 "본인이 안 한다고 했으면 다른 방법을 얘기했겠지만, 시즌 중에 연습을 할 순 없고, 엔트리 빠지는 수밖에 없어 경기를 하면서 방법을 찾아보자 얘기한 거다. 안 되면 휴식기 때 했을 수도 있다. 그래도 태훈이가 흔쾌히 해본다고 했는데, 타이밍이 딱 됐다"고 설명했다.
9회 김태훈의 힘이 빠진 게 보이자 SSG 벤치는 부랴부랴 신재웅을 투입했다. 김원형 감독은 "고생했다고 얘기했다. 그렇게 던지면서 월요일까지 3일 휴식을 주려고 했다. 다시 얘기를 해봐야 하는데, 사실 스스로 자기에 투구에 만족을 못한 것 같다. 좋은 성과는 아니었는데, 본인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나쁜 시도도 아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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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