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김현세 기자)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은 "이정후 걱정은 쓸데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도 최근 무안타 경기가 3번 나왔기에 "왜 걱정하지 않겠느냐"며 신경썼다. 하지만 "이정후는 자신의 타격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선수"이기에 믿었다.
이정후는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8차전에서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 2타점 1볼넷으로 맹활약하며 6-5 역전승에 기여했다. 앞서 지난 26일부터 열린 KIA와 주말 3연전 동안 무안타로 침묵했던 이정후는 전날 21타석 만에 안타를 신고하더니 이날 홍 감독이 기대하는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날 이정후는 1회 땅볼로 물러났지만 3회부터는 찾아 오는 기회마다 살려내며 추격의 불씨를 살리는 데에도 기여했다. 3회 말에는 2사 1, 2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치며 이날 첫 타점을 냈고, 6회 말에도 적시타를 치며 2점 차까지 추격할 수 있게 도왔다. 7회 볼넷을 고른 이정후는 8회 내야 안타를 더하며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경기가 끝나고 이정후는 "시즌 치르다 보면 사이클이라는 게 있고, KIA와 3연전을 기점으로 좋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KIA전에서 올해 성적이 좋지 않더라. 상대성이라고 생각한다. 부진이나 슬럼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상대성이라고 봤다. 롯데와 경기는 새로운 경기, 새로운 선수들로 환경이 바뀌는 거니까 다시 생각했다. 미세한 보완 요소가 있었는데 강병식 코치님께서 빠르게 수정해 주셔서 좋은 결과도 낸 것 같다"며 "타격할 때 손 동작에 문제점을 코치님들께서 잘 잡아내 주셨다"고 말했다.
전날 경기에서는 자신의 타격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파울 플라이를 친 뒤 더그아웃에서 장갑을 찢는 장면이 방송을 탔다. 이정후는 "오늘은 찢지 않았다"며 "사실 어제 화가 나서 찢은 게 아니었다. 실수 아닌 실수로 파울 플라이 아웃되면서 돌아와 장갑을 벗으려 했는데, 손에 땀이 차서 안 벗겨지더라. 장갑까지 내게 장난치는 건가 싶었다. (웃음) 벗겨지지 않아서 찢게 됐다"고 멋쩍게 웃으며 해명했다.
타격과 관련한 고민을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자주 의논하던 이정후는 이제 아버지 이종범 LG 코치와 대화를 통해 해결하곤 한다. 이정후는 "지난 4년과 비교해 보면 올해 유독 아버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기술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야구하면서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멘털 관련 이야기를 많이 한다. '안 맞을 때 어떻게 이겨냈느냐'고 물었다. '팀이 잘 안 풀릴 때 어떻게 대처했느냐'고도 질문했다. 기술, 폼보다 정신적인 걸 많이 물었다. 아버지는 시간이 많으셔서…. 얘기를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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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