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김현세 기자) "승리에 대한 걱정이 제일 큽니다."
롯데 자이언츠 최현(33) 수석코치는 래리 서튼 감독이 자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면서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았다. 서튼 감독은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는데, 방역 지침에 따라 2주 동안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따라서 최 대행이 2주 동안 사령탑 자리에 앉는다.
미국 국적인 최 대행은 감독대행을 맡는 역대 2번째 외국인 지도자다. 최 대행에 앞서 일본 국적의 도위창 감독대행이 1990년 시즌 도중 롯데의 지휘봉을 잡은 적 있었다. 도 대행도 감독대행직을 맡기에 앞서 롯데 수석코치직을 맡고 있었다. 다만 당시에는 김진영 전 감독이 해임된 이후 감독대행직을 임명한 것이기에 최 대행과는 배경상의 차이는 있다.
지난 2006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5순위로 LA 에인절스의 지명을 받고 빅 리그에 몸담아 온 최 대행은 지난해부터 롯데 배터리코치로 합류하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비교적 이른 만 32세에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최 대행은 올 시즌 서튼 감독의 부임 이후 수석코치로 임명되며 젊은 나이에도 메이저리그에서 경험을 토대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능력 우선의 지도자 선임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있는 롯데는 나이라는 틀에서는 이제 벗어났다. 연공서열과는 무관한 능력 위주의 운영으로 팀을 꾸리고 있는 롯데는 1988년생인 최 대행뿐 아니라 1984년생인 브랜든 맨 1군 피칭 코디네이더 등 젊은 지도자가 내는 성과를 확인하고 있다. 이대호와 동갑인 1982년생의 성민규 단장도 30대에 부임했다. 만 33세의 최 대행이 역대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지휘봉을 잡았지만 서튼 감독이 자리를 비운 잠시 동안이라도 보여 줄 지도력에도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최 대행이 가장 신경쓰는 요소도 형식적인 문제가 아닌 다른 데 있다. 최 대행은 감독대행을 맡아야 하는 2주 동안 지휘하게 될 경기에서 가장 걱정하는 요소에 관해서는 "승리에 대한 걱정이 제일 크다"며 웃더니 "사실은 수석코치로 첫 경기에 나설 때가 훨씬 더 긴장됐다. 그때 감독님과 경기 중에 소통하고 상황을 반영해 운영해야 했다 보니 더 긴장됐다. 수석코치인 내게 감독님은 굉장히 많은 가르침을 주셨다. 예를 들면 경기 흐름에 대한 거다. 불펜을 어떻게 운영하고 타순을 어떻게 구성하는지 많은 경험을 통해 가르쳐 주셨다"고 말했다.
최 대행은 서튼 감독이 잡고 있던 지휘봉을 받은 첫 날부터 웃을 수 있었다. 롯데는 29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13-5로 크게 이기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경기가 끝나고 최 대행은 "감독대행으로서 첫 경기라 경기 전에는 살짝 긴장했지만, 안치홍 선수의 홈런으로 잘 진행된 것 같다. 노경은도 선발로 역할을 잘해 줬고, 구승민 선수도 잘 막아 줬다. 한동희의 홈런 등 타자들도 모두 정말 잘해 줘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고척, 김한준 기자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