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박지성과 차범근이 가족, 아내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17일 방송된 KBS 2TV '대화의 희열'에서는 '한국 축구 레전드' 차범근과 박지성의 두 번째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이날 차범근은 "결혼을 할 때부터 나는 (경제적으로) 어렵고 아내는 여유가 있었다. 축구만 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아내가 승낙했다. 성공 과정까지 나를 위해 희생하고 너무 많이 도와줬다. 선수 생활을 마치고 돌아보니 모든 순간이 고맙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뿐만 아나라 가족들이 날 위주로 생활하느라 고생했다. 아들 두리는 축구를 했는데 한 번도 돌봐주지 못했다. 아빠 때문에 축구하면서 스트레스 받고 포지션도 변경했다. 아들을 건사하지 못해 늘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털어놨다.
아들 차두리는 은퇴 경기에서 차범근의 품에 안겨 울었다. 당시 차범근은 '이제 차범근 아들로 태어난 거 후회 안 하지?'라고 말했다고. 그 이야기에 차범근은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지나고 보니 힘들었구나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다. 아무리 잘해도 아빠랑 비교하다 보니 양에 안 차는 거다. 그럼에도 마지막에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지금은 아빠 뒤를 이어서 청소년에 관심을 갖고 있다. 내가 하던 일을 좋게 봐줬는지 대견하고 고맙다"고 밝혔다.
박지성은 "저는 선수 생활하는 동안 아버지가 그런 역할을 해주셨다. 결과적으로는 축구에만 집중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셔서 도움이 많이 됐다. 다만 가족으로서 비난의 화살을 받는 것에 미안함이 남았다"고 털어놨다.
아내에게 프러포즈했던 순간도 떠올렸다. 박지성은 "저는 크리스마스날 축구센터에 있는 작은 박물관에 데려갔다. 저희 둘이 찍은 사진들을 다 붙여 놓고 편지를 읽었고 반지를 보여주며 프러포즈했다. 편지 내용은 '이 공간이 축구선수로 살아온 박지성의 모든 것이 담긴 공간인데 이제 당신을 만나 축구처럼 당신에게 잘해주는 남편이 되겠다'고 했다"고 말해 '대화의 희열' 패널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차범근은 "우리 아내는 저를 만나러 나온 건 아니고 친구 대타로 나왔다가 저한테 붙들렸다. 이틀 만에 중국집에서 반지를 끼워주면서 나랑 결혼해달라고 했다. 음식은 짜장면을 먹었던 것 같다"고 상남자 다운 고백 순간을 떠올려 웃음을 안겼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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