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그런데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면, 오히려 하락세로 흘러갈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분명 중요한 경기였다. 하지만 남은 시즌을 생각해 볼 때 우리가 세운 원칙대로 운영하는 게 맞다고 봤다."
LG 트윈스 류지현 감독은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8차전을 앞두고 전날 연장 10회 초 동점 상황에서 최성훈을 선택한 건 원칙에 따른 기용이었다고 이야기했다. LG가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1위(3.74)에 올라 있는 원동력으로 이 원칙을 꼽는 류 감독은 전날 패배는 물론 뼈아프지만 시즌 전반 마운드를 탄탄하게 운영할 수 있는 이유인 원칙을 지키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LG는 12일 잠실 두산전에서 2점 차로 끌려가고 있었지만 8, 9회 말 1점씩 추격해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 10회 초 진해수를 대신해 LG 마운드에 오른 선수는 최성훈이었다. LG는 그에 앞서 이정용, 송은범, 김윤식, 진해수가 마운드에 올라 1이닝씩 버텼는데, 그동안 리드 상황을 잡지 못했기에 필승조 김대유, 정우영, 고우석이 정규이닝 안에 등판하기에는 다소 모호한 상황이 계속됐다.
LG는 이날 최성훈이 무사 만루를 만들고 내려간 뒤 구원 등판한 정우영이 대타 최용제에게 결승타를 맞고 강승호에게 2타점 쐐기 적시타를 맞은 뒤 이상영과 바꿨다. 이상영은 첫 타자 김재호를 삼진 처리하며 아웃 카운트를 늘렸지만 다음 타자 박세혁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5점 차 리드를 내 줬다.
류 감독은 동점 상황에 필승조를 내보내지 않았다는 데 있어서는 "고우석을 올릴 생각은 전혀 없었다. 우리 트윈스가 개막 이후 지금까지 운영할 걸 보면 동점 같은 상황에 고우석을 올린 적은 없었다. 우리가 원칙을 세운 게 있다. 그게 지금까지는 기대 이상으로 잘 운영돼 오고 있다. 그래서 투수진이 좋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그에 비해 어제 결과는 좀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김대유 선수도 올 시즌에 풀타임으로는 첫 시즌이니까 그 부분을 생각 않을 수 없었다. 초반보다는 또 컨디션도 조금 떨어져 있다. 연투도 굉장히 조심스럽다. 이기고 있었다면 연투의 가능성도 생각해 봤겠지만 그런데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면, 지금까지 잘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하락세로도 흘러갈 수 있다고 봤다. 어제도 분명 중요한 경기였지만 남은 경기에서 전체적인 운영을 볼 때 우리가 해온 대로 운영하는 게 원칙에 맞는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LG는 13일 잠실 두산전 선발 투수로 정찬헌이 등판한다. 정찬헌의 등판으로 최성훈이 1군 엔트리에서 빠진다. 류 감독은 "정찬헌 선수가 선발로 내정돼 있어서 누구든 빼야 하는 상황이었다. 어제까지 고심이 많았다. 사실 투수진이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좋아서 말소 이후 열흘 동안 그 선수를 아까워할 상황이 올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 투수를 뺄지 야수를 뺄지 여러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문보경, 유강남 선수가 오늘 선발로 나가지만 어제는 정상적으로 경기할 상황은 아니었다. 그렇듯 다른 변수가 또 있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 어쩔 수 없이 최성훈 선수로 결정했다. 너무 잘해 준 선수다. 못해서 내려간 게 아니니까 좋은 루틴을 유지한 채 다시 콜업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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