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김현세 기자] "투수코치가 '오늘 투구는 여기까지'라고 하면 박세웅이 어떤 눈빛과 태도를 보일지 보고 싶었다. 내 눈을 보며 '끝내고 싶다'고 하더라. 눈에서 의지를 봤다."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은 5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팀 간 시즌 7차전을 앞두고 전날 선발 등판해 데뷔 첫 완봉승을 거둔 박세웅이 믿기 힘들 만큼 대단했다며 "인크레더블(incredible)했다"고 말했다.
박세웅은 4일 수원 KT전에서 9이닝 동안 3피안타 3볼넷만 허용하며 7탈삼진 무실점으로 KT 타선을 봉쇄했다. 이날 8회까지 107구를 던진 박세웅은 9회에도 등판해 공 10개로 삼자범퇴를 만들며 완봉승을 이뤄냈다. 롯데는 박세웅의 완봉승에 힘입어 15-0으로 크게 이기며 주간 5할 승률도 확보했다.
롯데는 이날 박세웅의 호투로 지난 2019년 5월 14일 외국인 투수 제이크 톰슨 이후로 없던 완봉승을 2년여 만에 다시 맛봤다. 국내 투수로는 지난 2011년 5월 28일 고원준의 완봉승이 마지막이었던 롯데로서는 박세웅의 완봉이 더욱 반가웠다. 서튼 감독은 "인크레더블한 활약을 보여 줬다. 감독으로서 자랑스럽다"고 했다.
서튼 감독은 또 "어제 커맨드도 뛰어났고, 공격적으로 들어갔다. 놀라운 건 성숙함이 돋보였다. 타순, 컨디션에 맞게 변화구도 조정하는 모습이었다"며 "박세웅이 최고의 선발로 발돋움하는 경기였다. 8회 끝나고는 100구를 넘긴 상황이었다. 투수코치가 '생각보다 많이 던졌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고 했는데 감독으로서는 박세웅이 경기를 끝내기를 바랐다. 그리고 박세웅의 눈과 바디랭귀지를 보고 싶었다. 내가 원하던 모습이 보였다. 내 눈을 보며 '경기를 끝내고 싶다'고 했다. 눈에도 확신하는 의지가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선발 투수들은 보통 100구 정도를 한계 투구 수로 생각하지 않나. 박세웅도 그 수치를 넘었지만 다음 등판까지 닷새의 시간이 있다. 충분히 쉴 수 있다고 판단했고, 경기 중에도 컨디션을 계속 확인했다. 또 9회에 오르기 전 박세웅에게 '네가 올라가면 몸 푸는 선수가 있다. 1명이라도 1루에 나가면 바꾸겠다'고 했다. 박세웅은 '문제 없다'고 했다. 완봉의 기회, 성공의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튼 감독은 "모든 선수가 승리를 위해 싸운다. 그런데 그중에는 위대함(greatness)을 위한 기준이 높은 선수도 있다. 그런 선수는 올스타 급 선수라고 생각한다. 투수한테 '잘 던졌으니 여기까지 하자'고 하면 어떤 투수는 만족할 수 있다. 그렇다고 그게 잘못된 건 아니다. 하지만 몇 선수는 위대함을 원한다. 끝까지 막고 성취하려는 선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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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