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정승우 인턴기자] 카바니의 등 번호 7번은 사실 '예약된' 번호였다.
영국 익스프레스는 2일(한국시간) 1년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제이든 산초의 영입을 대비해 7번을 비워두기로 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맨유의 7번은 남다른 의미가 있는 등 번호이다. 그동안 맨유에서 7번을 달고 뛰었던 선수들은 팀의 핵심이자 맨유를 빛낸 주역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맨유에서 292경기 118골 69도움을 기록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떠난 뒤 맨유의 7번을 단 선수들은 하나같이 아쉬운 경기력을 보이며 실망을 남겼다.
2009/10 시즌부터 2시즌 간 7번을 달았던 마이클 오언은 공식전 52경기에서 17골만을 넣었고, 뒤이어 7번을 단 안토니오 발렌시아는 등 번호가 주는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한 채 다시 자신의 원래 번호인 25번으로 돌아갔다.
발렌시아의 뒤를 이어 7번을 단 앙헬 디 마리아는 공식전 32경기에 나서 4골 12도움을 기록했으나 맨유와 끝이 좋지 못했다. 7번은 멤피스 데파이가 이어받았지만 53경기 7골 6도움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아스날에서 영입한 알렉시스 산체스가 7번을 달았지만 45경기 5골 9도움만을 기록하며 '먹튀 논란'까지 생겼다.
이에 맨유는 제이든 산초의 영입을 기대하며 한동안 7번을 비워두었다. 산초는 앞서 '실패한 7번'들보다 확실한 실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초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소속으로 독일 무대를 누비는 사이, 자유계약으로 입단한 에딘손 카바니가 7번을 차지했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은 "당황스럽게도 카바니가 제일 먼저 나에게 물은 것이 7번을 쓸 수 있냐는 말이었다"라고 회상했다. 솔샤르는 "카바니에게 7번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했다. 나는 그가 7번의 부담감을 이겨 내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라고 말했다.
카바니는 등 번호 7번에 대해 "환상적인 도전이고 신나는 책임감이다. 위대한 선수들이 만들어 놓은 이 숫자의 역사에 내 이름을 남길 기회"라고 말했다.
이에 미러는 "이번 여름 산초의 영입을 자신하는 맨유는 산초에게 다른 번호를 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요 등 번호는 이미 주인이 있다. 7번은 카바니, 10번은 마커스 래시포드가, 11번은 메이슨 그린우드가, 9번은 앙토니 마시알이 달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 "유벤투스를 떠날 것으로 보이는 '7번의 원래 주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복귀 가능성도 열려 있다. 다음 시즌 맨유의 등 번호 발표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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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우 기자 reccos2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