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SSG 랜더스 오원석이 불펜으로 나와 75구를 던졌다. 이날 SSG의 모든 변수를 지우는 투구였다.
SSG는 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와의 원정경기에서 12-3으로 승리했다. 이날 SSG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오원석은 3⅓이닝 3피안타 3볼넷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총 투구수 75개.
불펜으로 나설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갑자기, 이렇게 오래 던지게 될 줄은 몰랐다. 26일과 27일 수원 KT전에서 이틀 연속 연장전을 치른 SSG는 5명이나 연투를 하면서 이날 마운드 운영이 빡빡했고, 선발 등판 일정에 여유가 있던 오원석이 불펜으로 대기해 상황에 따라 1이닝을 던진다는 계획을 세웠다.
경기는 순조로웠다. 한화전 17연승에 도전한 '독수리 킬러' 박종훈은 3회까지 퍼펙트, 4회 첫 안타를 허용했지만 큰 위기 없이 한화 타선을 막았다. 그런데 5회, 박종훈이 1실점한 뒤 정은원에게 볼 두 개를 내주고 마운드에 주저앉아 팔꿈치 고통을 호소했다. 아웃카운트 하나면 승리요건을 갖출 수 있었지만 결국 박종훈은 마운드를 떠났다.
박종훈이 내려간 마운드는 오원석이 채웠다. 2사 2·3루, 정은원 타석 볼카운트 2볼에서 마운드를 이어 받은 오원석은 정은원에게 볼넷, 최재훈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해 점수를 내줬지만 하주석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정리했다.
5회 공 8개를 던진 오원석은 6회 올라와 노시환 삼진 후 이성열 2루타, 힐리 내야안타로 위기를 맞았지만 김민하를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빠르게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 장운호를 땅볼 처리하고 이닝을 끝냈다. 이때까지 34구.
당초 오원석은 1이닝을 던지고 다음 선발 등판을 소화할 예정이었으나 오원석의 투구수가 많아지자 SSG 벤치는 아예 오원석을 롱릴리프로 쓰기로 결단을 내렸다. 4일 휴식 후 선발을, 준비도 못한 상황에서 나선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오원석은 3⅓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박종훈의 갑작스러운 강판, 빠듯했던 불펜 운영은 오원석의 75구로 모두 해결이 됐다. 다행히 타선까지 불을 뿜었고, SSG는 오원석의 역투를 더해 모든 우려를 지우고 승리를 챙겼다. 오원석의 실력과 책임감을 모두 확인할 수 있었던 3⅓이닝이었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대전,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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