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벤투호의 깜짝 발탁은 박건하 감독에게도 깜짝 놀랄 소식이었다. 그가 바라던 대로 대표팀 선수가 수원에서 나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24일 다가오는 6월 진행되는 2022 카타르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두고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소집 명단에는 4명의 새로운 선수가 발탁됐고 수원과 포항에서 각각 두 선수가 발탁됐다.
특히 수원은 매우 파격적인 발탁이 눈에 띄었다. 최고의 왼발 킥 능력을 자랑하는 이기제의 발탁은 그렇다 치지만 이번 시즌에 데뷔한 정상빈이 올림픽 대표팀도 아닌 성인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건 상당히 이례적이었다.
벤투 감독은 "정상빈의 경우 이 선수가 가진 능력과 특징을 보고 뽑았다. 상당히 빠르다. 투톱 상황에서 잘 활약하고 있는데 우리도 투톱을 활용하기 때문에 발탁했다. 젊은 선수지만 대표팀에서 어떻게 적응하는지가 중요하다. 경기를 읽는 능력이 어리지만 좋고 수비적인 부분에서도 본인의 역할, 전술 이해도가 좋다고 판단해 발탁했다"고 답했다.
이어서 "부지런하고 많이 뛰고 열심히 하는 부분들이 수비 조직, 수비 전환 과정에서 도움이 될 거라고 보고 있다. 소속팀에서 꾸준히 출장 기회를 얻고 많은 출장 시간을 얻어 본인의 능력을 증명했다. 나이는 걸림돌이 아니고 선수의 능력, 특징, 우리의 요구사항에 맞춰서 발탁했다"고 전했다.
정상빈의 발탁에 본인은 물론 수원도 놀란 모습이다. 정상빈은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실감이 안 나서 그런지 어떤 생각도 안 난다. 팀에서는 형들이 대단하다며 많이 축하해주셨다. 좋은 경험 하고 오겠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첫 발탁인 이기제도 "주변에서 저를 띄워주는데 그럴수록 더 자신감이 생긴다. 대표팀 경쟁에서도 자신 있다. 기회만 준다면 대표팀 경기에서도 프리킥은 당연히 자신 있다"고 말했다.
수원은 대표팀 예비 명단에도 고승범과 강현묵이 이름을 올리며 최근 상승세를 반영한 모습을 보였다. 김민우가 2018 러시아월드컵 멤버로 발탁된 이후로 수원 선수가 약 3년 만에 발탁됐다. 2021시즌 수원은 울산과 전북의 양강 체제를 위협하며 현재 2위를 마크하고 있다. 물론 전북이 2경기 덜 치르면서 순위가 뒤집힐 가능성이 있지만, 여전히 대구와 함께 근거리에서 양강 구도를 위협할 수 있는 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수원의 박건하 감독은 "감독으로선 많은 선수가 대표가 되길 바란다. 올 시즌 동계 훈련 시작 당시 선수들에게 '목표를 크게 갖자'고 얘기했다. 대표팀에 발탁될 수 있도록 하자고 동기부여를 했었는데 이기제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선수가 더 잘해서 대표팀에 가고 더 큰 무대에서 뛰는 게 축구 팬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수원은 박 감독이 바라던 대로, 그리고 축구 팬들이 바라던 발탁도 모두 이뤄냈다. 올림픽 대표팀에도 김태환, 민찬기가 발탁되면서 수원의 중흥기가 이제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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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