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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스포츠 15人 ⑭] 이대호, 전인미답의 '타격 7관왕' 등극

기사입력 2010.12.27 09:08 / 기사수정 2010.12.27 09:08

김현희 기자

[2010 스포츠 15人] - 이대호 편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지난 8월 14일, 세계 야구사를 다시 쓰게 되는 일이 발생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이대호(28)가 KIA 타이거즈 김희걸을 상대로 9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 올렸기 때문이었다. 돈 매팅리(전 뉴욕 양키스) 등이 지니고 있던 8경기 연속 홈런 기록을 갈아 치우는 순간이었다. 마운드에서는 류현진(한화)이 연속 경기 퀄리티 스타트로 세계 기록을 세웠다면, 타석에서는 이대호가 연속경기 홈런 기록을 앞세워 타격 7관왕이라는 위엄을 달성했다. 그야말로 '이대호의 시대'였다.

한국 프로야구를 호령했던 많은 타자도 한번쯤 꿈꿔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트리플 크라운(타율/홈런/타점 1위)’이다. 그러나 이 ‘트리플 크라운’을 한 번이라도 달성한 타자는 한국 역사상 딱 두 명밖에 없다. 1984년 이만수(현 SK 코치)와 이대호가 그 주인공이다. 그만큼 타격에서의 정교함과 파워를 두루 갖춘 타자를 찾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대호는 그 어렵다는 트리플 크라운을 두 번이나 달성했다. 지난 2006년도에도 이대호는 22년 만에 ‘타자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바 있다.

부산 수영초-대동중-경남고를 졸업한 이후 롯데 자이언츠에 2001년 2차 1순위 지명을 받은 이대호는 유년 시절부터 비범한 체격 조건을 자랑했던 유망주였다. 특히, 투수로 맹활약했던 경남고 시절에는 부산지역에서 추신수-김백만-정근우(이상 부산고) 등과 함께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기도 했다. 이들 넷은 2000년 캐나다 세계 청소년 야구대회에 나란히 국가 대표팀으로 선발되기도 했다.

그러나 입단 후 첫 전지훈련에서 당한 어깨 부상을 이유로 그 해 5월에 타자로 전향했다. 입단 2년차부터 8홈런, 32타점을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낸 이대호는 데뷔 4년차인 2004년에 개인통산 첫 20홈런 고지를 돌파하며, ‘차세대 롯데 거포’다운 위용을 떨치게 됐다. 비록 팀은 하위권을 전전하였지만, 부산 팬들은 이대호라는 신예 거포의 등장에 다시 야구장으로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이후 2006 도하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를 시작으로 2008 베이징 올림픽, 2009 WBC,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태극마크를 달면서 대표팀 중심 타자다운 면모를 보였다. 특히, 2009 WBC 이후에는 이승엽/박진만 등이 빠졌음에도 불구, 추신수-김태균 등과 함께 이른바 ‘추태호 트리오’를 형성했다. 이들의 활약 덕에 대표팀은 2009 WBC 준우승,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우승의 영광을 맛보기도 했다.

그러나 잔치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리그 최우수선수(MVP) 수상을 비롯하여 3루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의 영예까지 안았기 때문이다. 정교함과 파워를 두루 갖춘, 투수들이 가장 상대하기 싫은 타자로 이대호를 뽑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보통 거포의 이미지를 갖춘 선수는 삼진 숫자도 많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대호는 올 시즌 552차례 타석에 들어서는 동안 삼진을 77번밖에 당하지 않았다. 타석당 평균 0.14개에 해당하는, 다소 놀라운 기록이다. 그가 왜 8개의 타격 타이틀 가운데 7개 부문에서 선두를 달릴 수 있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더 무서운 사실은 이대호의 질주가 올해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연습벌레’라는 별명 답게 늘 운동기구를 몸에 지니고 다니는 이대호는 내년 시즌에 또 다른 신화를 꿈꾼다. 더구나 내년 시즌 직후에 그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때에 따라서는 일본이나 미국 등 해외 진출도 가능하다. 그와 함께 2000년 청소년 대표팀에 선발됐던 김태균 역시 지난 시즌 종료 후 일본에 진출한 바 있다.

과연 그가 내년 시즌에도 올 시즌 버금가는 활약으로 전 세계 스카우트들의 군침을 삼키게 할 수 있을까. 이대호의 내년 시즌이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사진=이대호 ⓒ Gettyimages / 멀티비츠, 엑스포츠뉴스DB]



김현희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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