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5.13 11:48 / 기사수정 2007.05.13 11:48
[엑스포츠뉴스=상암, 김민숙 기자] 후반 38분, 송진형의 중거리 슛이 권순태 골키퍼의 손에 맞고 튕겨 나왔다. 골문으로 쇄도하고 있던 이상협이 이것을 놓치지 않고 슈팅을 날렸고, 그것은 그대로 골이 되었다. 정규리그 7경기만의 골. 그리고 경기 종료를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의 선제골. FC 서울은 이 골로 하여 자신들의 무승 행진이 끝날 거라 믿었다. 바로 1분 후, 전북의 제칼로가 오른발 슈팅 한 번으로 승부를 간단하게 원점으로 되돌려 놓기 전까지는 말이다.
5월 12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 삼성 하우젠 K리그 10차전 경기에서 FC 서울이 어렵게 넣은 선제골을 지키지 못해 다시 한 번 눈앞에서 승리를 놓쳤다. 전북 현대와 1-1 무승부를 기록한 서울은 정규 리그에서 7경기째 승리를 챙기지 못하며, 계속해서 무승 행진을 이어나가게 되었다.
최근 들어 침체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서울과 전북은 전반 초반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면서 경기장의 분위기를 뜨겁게 달구었다. 양 팀의 최전방을 지키고 선 김은중과 제칼로는 시시틈틈 상대방의 골문을 위협했고, 양 팀의 최후방에 선 노련한 수비수 김한윤과 최진철은 이러한 상대방의 킬러를 막아내느라 집요한 그림자 수비를 펼쳤다.
이렇게 되자 본격적인 싸움은 중원에서 이루어졌다. 서울은 기성용과 이청용의 활발한 움직임을 이용하여 조금씩 경기의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전북 역시 염기훈과 이현승이 여러 차례 측면 돌파에 성공하면서 서울의 수비수들이 긴장을 놓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결국 양 팀 모두 골을 기록하는 데는 실패했고, 이렇게 득점 없이 전반전이 끝나자 서울은 후반 시작과 함께 고요한을 빼고 심우연을 투입했다. 장신 공격수인 심우연은 적극적으로 공중볼 경합에 나서면서 김은중과 이상협에게 좀 더 많은 공격 기회를 제공했고, 이로써 서울은 전반보다 한층 더 활발한 공격을 펼칠 수 있었다.
후반 11분, 이에 맞선 전북은 김종경 대신 스테보를 투입하면서 이 경기에서 쉬이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이렇게 양 팀 모두 승리를 향한 집념을 보이면서 경기는 후반 종반으로 갈수록 열기가 더해졌다.
그리고 경기 종료 10분 전, 이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들이 연달아 터지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일어난 일은 후반 35분,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으면서 김한윤이 퇴장을 당한 것이었다. 물론 남아있는 시간은 10분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10분을 단 한 명의 중앙 수비수로 버텨내야 하는 서울로서는 이 경기 최대의 위기를 맞은 셈이었다.
하지만 그 위기로 인해 선수들의 의지가 한층 더 강해진 탓이었을까. 서울은 그로부터 3분 후, 선취골을 뽑아내면서 서울 월드컵 경기장 안을 함성 소리로 가득 차게 만들었다.
후반 38분에 터진 이상협의 골은 FC 서울이 정규 리그에서 7경기 만에 터트린 골이었다. 너무나 오랜만에 골맛을 본 서울의 팬들은 기쁨의 함성을 내질렀다. 하지만 그 골을 기다려 온 시간에 비해, 그 골의 기쁨이 지속된 시간은 너무나도 짧았다.
후반 39분, 김한윤의 집중 마크로부터 벗어나게 된 제칼로는 권집의 패스를 이어받은 후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은 채 오른발 슈팅을 때리면서 간단하게 동점골을 기록했다. 선제골을 기록한 지 단 1분 만에 동점골을 허락한 서울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은 어떻게 해서든 승리를 챙기고자 남아있는 시간 파상공세를 퍼부었지만, 두터운 수비벽을 쌓은 전북의 수비수들을 뚫는 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이로써 각각 승점 1점씩을 얻은 서울과 전북은 정규리그에서 순위 변동 없이 5위와 4위를 지키게 되었다. 너무 쉽게 동점골을 허락하며 또 한 번 승리를 챙기는 데 실패한 서울은, 정규 리그에서 7경기 만에 골맛을 본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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