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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년 클럽축구, 초중고 리그 정착 통해 '제2의 박지성' 찾는다

기사입력 2010.12.20 11:31 / 기사수정 2010.12.20 11:31

유정우 기자

[엑스포츠뉴스=Special Report] 전문 조사기관인 갤럽(Gallup)에 따르면, '국내 초중고 축구리그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 지도자의 82.4%, 학부모의 81.9%가 리그제 운영에 '보통' 이상의 긍정적 평가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면접(face to face) 방식으로 조사된 이번 보고서에서 지도자의 경우 47.2%가 만족, 35.2%가 보통이라고 답했고, 학부모는 46.4%가 만족, 35.5%가 보통이라고 답해 초중고 리그 도입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국내 학원 축구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제반 조건 속에서도 정부 차원에서 지향해온 국위선양 목적으로 일부 엘리트에만 집중되는 비정상적 성장구조를 보여왔다.

2008년 교육과학기술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축구협회는 초중고 축구대회의 안정적 운영과 선수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일대 혁신 프로젝트를 감행했다. 이른바 '지덕체(智德體)를 겸비한 인재를 발굴하겠다는 것'으로 유소년 축구를 '리그제'로 운영한다는 것이 골자였다.

올해로 '초중고 축구리그'는 2년 차 운영을 마쳤다. 작년에 총 576개 팀이 참가했던 초중고리그에는 총 609개 팀이 참가했으며, 59개 권역이었던 지역리그도 총 67개(초등 32개, 중등 21개, 고등 14개) 권역으로 확대 운영되었다.



▲ 2010년 초중고 리그 고등부 우승을 차지한 부경고등학교

특히 리그제 도입의 최대 쟁점이던 선수들의 '수업참여'는 크게 보완됐다는 평가다. 대한축구협회 산하 중등연맹이 선수들을 대상으로 파악한 조사결과, 리그운영 이후 학교수업에 항상 참여하는 선수의 비중이 60.4%, 거의 참여하는 비율도 18%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말에만 운영되는 리그제 도입이 축구와 학교수업을 병행하는 선수와, 그 부모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오일영 상명대 교수는 "축구 선수에게 있어 지적 능력은 상황판단, 감정조절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크게 작용한다"면서, "이미 영국, 스페인 등 해외 유명 클럽들은 유년시절 학업성취가 운동 수행 능력에 상당부분 영향을 준다고 판단, 교육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 2010년 초중고 리그 중등부 우승을 차지한 창녕중학교

전국 대회 개최시기 제한 정책도 국내 유소년 축구의 혁신적 변화에 한몫했다. 이는 전국 규모의 권위 있는 대회의 개최 시기를 '방학기간'으로 제한, 학업과 학교생활을 포기하고 대회에 참가해야만 했던 선수들의 '기본권리'를 보장해 준 것.

실제로 몇몇 권위 있는 전국 규모의 대회는 상급학교 진학과 프로팀의 스카우팅 리포트의 근간이 될 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단체 결석'을 감행하면서까지 무리한 일정을 소화해 출전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산하 연맹을 통해 전국대회의 학기 중 개최를 엄격히 제한하는 한편, 학기 중에 열려 선수들의 기본권 보호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전국소년체전의 개최시기도 정부 측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리그운영이 긍정적인 부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일부 프로구단 유스팀 간의 승부조작 파문은 국내 학원축구 현실이 '우수성적'과 '진학'이라는 악습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백년대계'의 초석인 유소년 축구가 혁신적 변화를 꾀하고 있다. 운영 2년 차로 아직 여러 가지가 부족하지만, 변화의 의지만은 분명해 보인다. 선수와 학교, 감독과 협회 등 이해 당사자 간의 풀어야 할 숙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친 '제2의 박지성' 찾기 프로젝트에 시
동이 걸린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유소년 선수가 화제다. 주인공은 바로 김상현(순천 매산중) 선수. 무명의 14살 소년이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따돌리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한국축구의 희망' 기성용 선수를 발굴한 전한균 감독(순천중앙초등학교)의 '작품'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5학년,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축구를 접한 김 선수는 현란한 개인기와 경기의 흐름을 읽는 시야가 고등학생을 능가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초등학생이던 그를 발굴한 전한균 감독은 국내유소년지도자 사이에서 '기술축구 선봉자'로 불릴 만큼 개인 기술과 팀 기술을 중요하게 여기는 감독이다. 그런 전 감독이 2008년 우연한 기회를 통해 김 선수의 재능을 발견, 축구 입문을 권했던 것이다.

타고난 침착성과 볼을 다루는 기술이 남달랐던 김 선수는 전문적인 지도를 받은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전국소년체전' 전남대표로 출전, 전국적 유명세를 탔다. 같은 해 일본 마이니치 신문사배 우승, 화랑대기 전국 초등학교 축구대회 준우승(최우수 수비상) 등을 차지했고, 우수선수 양성 프로그램인 '유소년 대표 스페인 파견'에 발탁되기도 했다.

2010년 K-리그 전북현대 출신인 명재용 감독(순천매산중학교)에 의해 중학교에 입학한 그는 '제주탐라기 전국대회'에 출전해 팀의 준우승에 기여했고 제46회 추계중등(U-15)축구연맹 회장배(충무그룹)에서 눈부신 활약으로 '최우수선수상'을 수상, 팀 우승에 결정적 역할을 하면서 전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국실업축구연맹 김학인 팀장은 "김상현 선수의 기량이면, 일본 고등학교 팀에서 뛰는 것도 무리가 없을 정도"라며, "그의 빠른 성장 속도로 볼 때, 향후 한국축구의 또 하나의 재목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유정우 기자(jw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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