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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PO] 코비와 티맥의 PO '동반 몰락' 上

기사입력 2007.05.09 10:36 / 기사수정 2007.05.09 10:36

조지형 기자

[엑스포츠뉴스 = 조지형 기자] 범접할 수 없는 최고의 기량으로 리그를 주름 잡고 있는 탑 슈팅가드들의 플레이오프 수난이 팬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바로 코비 브라이언트와 트레이시 맥그레디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들의 소속팀인 LA 레이커스와 휴스턴 로케츠는 각각 7번 시드와 5번 시드를 받고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결과는 1라운드 탈락이었다. 코비와 티맥의 명성을 생각한다면 올해 받아든 플레이오프 성적표는 어색하지 않을 수 없다. 

챔피언 컨텐더 팀에서 플레이오프 컨텐더 팀으로의 전락. 

코비는 샤킬 오닐과 호흡을 맞추던 시절, 어느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가장 강력한 원 투 펀치 라인을 형성하며 정상의 자리에 올랐었다. 샤크는 현재도 위력적인 센터이나 코비와 콤비를 이룬 당시에는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독보적인 체제를 구가했었다. 코비 역시 퍼리미터 플레이어로서 입지력이 탄탄한 선수였기에 이 둘의 조합은 정말 막강했다. 밀레니엄이 도래한 시대에 레이커스의 왕조도 함께 건설되었다. 

99~2002년까지 3연패를 달성한 레이커스는 그야말로 장벽이 없었다. 리그 6년차에 코비는 거침 없이 세 번의 연속 우승을 맛본 것이다. 코비 개인으로서의 영광은 두 말할 나위가 없고, 코비의 가치 역시 상승 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코비에게도 시련은 닥친다. 세 차례 왕좌에 오르는 위업을 이룰 때에도 주도권 다툼으로 인한 불화가 많았던 샤크와 결국 이별하게 되는 순간이 온 것이다. 

이 때부터 코비의 홀로서기는 시작되었다. 팬들은 샤크를 보좌하는 역할이 아닌 코비 스스로 리더가 되는 모습을 실제로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과연 코비가 레이커스를 어느 수준까지 올려 놓을 수 있을 지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코비가 팀의 중심으로 발돋움 한 첫 시즌인 2004-05 시즌, 34승 48패로 5할에도 못 미치는 승률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지만 점점 적응력을 키워 나간 코비는 다음 시즌 팀 승수를 전 시즌에 비해 11승이나 추가시키며 샤크가 떠난 지 단 두 시즌만에 팀을 플레이오프로 인도한다. 오름세를 탄 코비는 1라운드에서 피닉스 선즈와 격돌하게 되는데 한층 발전된 플레이로 7차전까지 물고 늘어지며 성숙한 선수로의 변모를 깊이 각인시켜준다. 이러한 코비의 활약은 차기 시즌인 올 시즌에 대한 전망을 더욱 밝게 했고, 실제로도 레이커스는 개막 3연승을 달리며 그 성원에 화답하는 듯 했다. 

하지만 한창 잘 나가는 시기에 라마 오돔이 부상으로 두 달간 결장하게 되고, 오돔이 복귀하자 이번에는 괄목 할 만 한 시즌을 보내고 있었던 루크 월튼이 무릎 부상을 당해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된다. 시즌 초, 중반부터 삐걱거린 팀 분위기는 좀 처럼 회복되지 않았고, 우여곡절 끝에 플레이오프에 오르긴 하지만 시즌 막판 코비의 4경기 연속 50득점 행진과 같은 코비의 폭발력에 의해 거둔 승리가 많아 우려를 낳았다. 그리고 그 걱정은 현실이 되었다. 

레이커스는 아마레 스타더마이어가 돌아온 선즈의 적수가 될 수 없었다. 골 밑은 처참하게 무너졌고, 코비에 편중된 공격도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PG 라인도 여전히 불안하기 그지 없었다. 그렇게 레이커스의 시리즈는 일찍 종료됐다. 코비가 당찬 포부를 밝히며 팀을 이끌어온 지 벌써 세 시즌이 다 되어간다. 샤크가 이적을 한 이후에 전력의 하락은 피할 수 없는 것이라 할지라도 현재 레이커스와 코비는 팀을 플레이오프 컨텐더 그 이상의 무엇을 보여주고 있지는 못하다. 

코비의 성토 그리고 앞으로 레이커스의 행보.

24살의 나이에 세 번이나 우승 반지를 끼었던 선수는 어느덧 노장 대열에 합류했다. 코비도 서서히 말년에 대해 고심해봐야 할 시기에 들어섰다. 한 때 챔피언 수성을 노리던 팀이 불과 몇 년 사이 플레이오프 컨텐더 팀으로 추락해버렸다. 샤크의 공백이 팀 전력에 상당한 출혈을 초래한 건 사실이지만 코비는 더 많은 승리를 갈구하고 있다. 

1라운드가 종료되고 나서 코비는 매서운 어투로 팀의 개혁을 요구했다. 레이커스가 해온 정책이 못마땅했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제 레이커스는 오프 시즌에 무엇이든 건져내야만 한다. 팀의 간판이 불만을 내비쳤으니 말이다. 레이커스의 올 시즌과 내년이 별 반 다르지 않다면 2008-09 시즌 선수 옵션을 가지고 있는 코비를 붙잡지 못하는 불상사도 배제할 수 만은 없다.

팀은 두 시즌 연속이나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있지만 세 차례 우승 경험의 코비에게 이 정도의 성과는 부족한 듯 하다. 코비는 팀이 더 발전하길 원한다. 지금보다 더 높은 곳을 지향하길 바란다. 레이커스 수뇌부들은 다가올 오프 시즌에 반드시 수확을 거둬야 할 것이다.

코비 역시 단단한 각오 만큼이나 자신을 더욱 채찍질 할 필요가 있다. 공식석상에서의 발언은 팀의 리더로서 충분히 입김을 넣을 만 한 것이었다. 거기에 대한 책임은 팀 뿐만 아니라 코비에게도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이기 때문이다.



조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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