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5.05 01:16 / 기사수정 2007.05.05 01:16
[엑스포츠뉴스=김민숙 기자] 시즌 초반, 두 팀이 만났을 때와는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당시 대전은 첫 승리 신고도 못하고 있었으므로 서울을 만나는 것이 부담스럽기만 했다. 그에 비해 서울은 비록 수원에 0-1 패배를 당한 직후긴 했지만, 귀네슈 돌풍을 일으키며 승승장구하던 시기였으므로 대전 정도는 마음 편한 상대로 여겼다.
하지만, 그로부터 한 달가량이 지난 지금, 두 팀은 그때와는 전혀 다른 마음가짐으로 재회를 준비하고 있다. 대전은 최근 들어 수원, 성남 등의 강팀을 만나서도 지지 않는 저력을 보여주며 현재 7경기 무패를 달리고 있고 서울은 경남과 수원에 차례대로 세 골씩을 내주는 수모를 겪으며 다섯 경기 연속 무승의 부진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대전, '거침없이 무패 행진'
승의 사슬을 끊어낸 후, 대전은 더 이상 거칠 것이 없어졌다. 시즌 초반 대전에 0-4의 대패를 안겨줬던 수원도, 지난 몇 년 동안 대전을 상대로 굳건한 우위를 지켜왔던 성남도 대전의 거칠 것 없는 무패 행진을 가로막진 못했다. 현재 대전은 4월 11일, 서울과 1-1무승부를 기록한 이후 7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러한 상승세에 있긴 하지만, 대전으로서도 걱정되는 점이 있긴 하다. 사실 지금까지 대전의 무패 행진을 이끌어온 것은 '데빡神(신)'이라 불리고 있는 데닐손의 눈부신 활약과, 최윤열-민영기-김형일로 이어지는 스리백의 견고함이었다.
그런데 이번 경기에서는 데닐손이 선발 명단에서 빠져있을 뿐 아니라, 스리백의 일원인 최윤열이 부상으로 빠졌고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던 최거룩도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다. 대전으로서는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을 빼놓은 채로 서울을 만나게 된 셈이다.
결국, 대전이 데닐손 대신 선택한 것은 페르난도와 타이슨이라는 외국인 스트라이커 투톱이다. K리그 적응기를 보내고 있는 페르난도는 경기가 거듭할수록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번 경기에서는 데닐손을 대신하여 대전을 구원해줄 것으로 기대가 된다.
타이슨도 오랜만에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중원에는 김용태와 박도현, 부상에서 돌아온 조재민이 배치되며 왼쪽 측면은 임충현이, 오른쪽 측면은 주승진이 사수한다. 서울의 공격을 막아낼 스리백의 자리에는 이세인-민영기-김형일이 낙점되었다. 골문은 최은성 골키퍼가 지킨다.
서울, 진짜 공격 축구는 언제쯤?
시즌 초반 광주에 5-0의 대승을 올리고, 수원에 4-1의 승리를 거둬냈던 귀네슈는 화끈한 공격 축구를 선보이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그 이후 귀네슈가 보여준 축구는 사실상 공격 축구와는 거리가 멀다. 서울은 포항이나 울산과 같은 만만찮은 팀과는 0-0의 무승부 경기를 펼쳤고, 경남이나 대전과 같은 상대적인 약체에도 0-1의 신승을 거두거나 1-1의 무승부 경기를 선보였을 뿐이다. 게다가 최근 펼쳐진 두 경기에서는 경남에 0-3의 패배를, 수원에 1-3의 패배를 당하기도 하였다.
사실 기록을 살펴보면, 서울은 정규 리그 8경기에서 총 4득점만을 이뤄낸' 리그 최소 득점' 팀이다. 이것은 빈약한 선수 자원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광주나 제주(5득점)보다 적은 수치고, 무승부 경기가 잦아서 재미없는 경기를 펼친다는 비난을 받기도 하는 전남(6득점)보다도 적은 수치이다.
데닐손 외에는 마땅한 공격 자원을 가지지 못한 대전(9득점)과 비교해 보아도 그의 절반도 되지 않는 득점을 기록한 셈이다. 이런 상황을 두고 귀네슈는 부상 자원이 많기 때문에 제대로 된 경기를 펼칠 수 없다고 말해왔다. 그렇다면, 한 달 반의 재활을 끝낸 김은중이 돌아온 지금, 서울이 대전을 상대로 진짜 공격 축구를 선보일 수 있을까?
서울은 대전을 맞아 최원권-김치곤-김한윤-아디의 포백을 구축할 계획이다. 중원을 지키는 것은 '샴용'이라 불리는 이청용, 기성용, 이을용과 김태진이다. 최전방에는 김은중과 심우연이라는 두 장신 스트라이커가 배치된다. 골문은 김병지 골키퍼가 지킨다.
위기의 귀네슈, 상승세의 대전을 설욕할 수 있을까?
서울은 현재 승점 12점으로 정규 리그에서 5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다섯 경기에서 한 번도 승리를 올리지 못하며 부진에 빠져 있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나쁜 성적표는 아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대전에 덜미를 잡힌다면, 승점 1점차로 바짝 뒤를 쫓고 있는 경남과 대구, 인천 등에게 역전을 당하며 중하위권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화끈한 공격 축구를 약속하며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귀네슈의 축구는 팬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마는 큰 위기를 맞을 것이다.
이러한 위기의 서울이 끈끈한 조직력으로 소리 없이 강한 대전을 맞아 무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까? 5월 5일,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서로 다른 운명에 처한 두 팀이 어떤 경기를 보여줄 것인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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