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희웅 인턴기자] 세비야 수문장 야신 부누가 득점포를 가동하는 이색 장면을 연출했다.
세비야는 21일 오전 5시(한국 시간) 스페인 바야돌리드주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호세 소르리야에서 열린 2020/21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6라운드에서 레알 바야돌리드와 1-1로 비겼다. 승점 1을 추가한 세비야(승점 55)는 3위 FC 바르셀로나(승점 59)와 격차를 좁혔다.
경기 전반적으로 세비야가 주도권을 쥐었다. 최근 매서운 감각을 자랑하는 유세프 엔 네시리가 바야돌리드 골문을 노렸다. 세비야는 엔 네시리의 헤더가 막히는 등 좀체 득점과 연이 없었다.
0-0으로 팽팽하던 전반 44분, 파비안 오레야나에게 페널티킥 골을 내줬다. 실점을 허용한 세비야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마르코스 아쿠냐와 루카스 오캄포스를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다. 후반 22분 루크 더 용, 이반 라키티치까지 투입하며 총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바야돌리드의 골문은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세비야는 경기 종료 직전, 코너킥을 얻었다. 골키퍼 부누까지 골문을 비우고 공격에 가담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혼전 상황이 연출됐고, 나갈 뻔한 볼을 엔 네시리가 살려냈다. 볼은 골키퍼 부누에게 흘렀고, 부누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 구석을 갈랐다.
극적인 동점 골을 넣은 부누는 즉시 유니폼 상의를 벗어 던지고 선수들과 기쁨을 나눴다. 부누의 득점으로 세비야는 귀중한 승점 1을 얻었다.
경기 후 부누 골키퍼는 “경기 막판 공격에 가담하라고 지시한 코치진에게 감사하다”며 “최근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 아쉬웠다. 이제 진정한 세비야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골키퍼가 득점하는 건 진귀한 일이다. 영국 BBC에 따르면 이번 부누의 득점은 올 시즌 라리가에서 나온 2번째 ‘골키퍼 골’이다. 지난 1월 마르코 드미트로비치(에이바르)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로 페널티킥 골을 넣은 바 있다. 라리가에서 한해에 2명의 골키퍼가 골을 넣은 건 1987년이 마지막이다.
2018/19시즌까지 지로나에서 활약한 부누는 지난해 여름 세비야에 완전 이적했다. 주전 수문장으로 활약하며 빼어난 선방 능력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이번 득점으로 한 번 더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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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웅 기자 sergi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