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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심리까지 공부, 이해창은 "아직 하고 싶은 게 많다"

기사입력 2021.02.17 11:30 / 기사수정 2021.02.17 10:53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좋은 에너지를 가진 선수는 많지만, 좋은 에너지를 팀원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한화 이글스 이해창은 동료들이 에너지를 잃지 않도록 도울 수 있는, 그런 능력을 가진 선수다.

그라운드와 더그아웃에서 후배들을 살뜰히 챙기는 '엄마 같은 포수' 이해창은 이제 공인된 전문가가 됐다. 겨우내 몸 만들기에 힘쓰면서도 스포츠심리상담사 자격증을 준비했고, '주련야독' 끝에 3급 자격증을 땄다. 꼭 맞추기라도 한 것처럼 시험일이 스프링캠프 출발일 오전이었다. 이해창은 시험을 친 뒤 가벼운 마음으로 오후 출발하는 거제 캠프행 버스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이해창은 "작년 한화 심리를 맡아주신 윤대현 교수님과 얘기를 많이 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교수님께 이 분야에 관심이 있다고 말씀드리니 자격증 공부를 추천해주셨다"며 "원래 관심 있기도 했고, 스킬이 더 생기면 후배들과 얘기할 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마침 비대면 강의였고, 시간이 허락해 시작했다. 이래저래 장점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스포츠심리를 공부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스포츠심리상담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선 서른 개의 온라인 강의를 100% 시청해야 하고, 시험에서 일정 점수를 넘어야 했다. 누군가에겐 쉬워 보일 수도 있는 과정일지 몰라도 책상 앞에 앉는 것 자체가 낯선 이해창에게는 또 다른 도전이나 다름없었다. 그는 "사실상 공부를 처음으로 해봤는데, 쉬운 게 아니더라. 공부를 해봤으면 강의를 들으면서 핵심을 파악하고 적을 텐데, 난 안 해봤으니 강의 내내 주야장천 적은 거다. 그런데 끝날 때쯤 5분 요약을 해주셔서 허무한 적도 있었다"고 웃었다.

그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자 분명한 학습의 시간이었다. 이해창은 "누구에게 도움을 주기 전에 이미 나 스스로에게도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돌아보면서 '이렇게 생각하고 운동한 게 오히려 독이 됐구나' 싶은 부분도 있고, '잘했다' 싶은 부분도 있었다. 많은 선배, 코치님들이 했던 얘기들도 그 안에 있더라"며 "공부를 해보니 확실히 좋은 것 같다. 시간이 된다면 1 ,2급에도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젊어진 한화에서 이해창은 이제 선수단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최고참이 됐다. 까맣게 어린 선수들과 경쟁해야 한다. "어렸을 땐 고참이 되면 좋은 점이 많을 줄 알았는데, 형들이 많았을 때가 그립다"고 웃은 그는 "나는 기회를 받는다기보다 지켜야 하는 쪽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찾아서 잘 해내고, 어필할 건 어필하되 자리에 대한 욕심을 내지는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욕심'과 '의욕'은 적어도 이해창에게는 전혀 다른 단어다. 이해창은 이내 "모든 선수가 마찬가지겠지만 1군에는 있고 싶다. 팀 상황을 보면 어린 선수들이 올라와 주는 게 맞지만, 그렇다고 내가 먼저 그걸 인정하고 밀어주고 싶진 않다. 실력에서 밀리면 인정할 수 있어도 '내가 먼저 빠질게' 이런 생각은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며 "그래서 더 몸 관리를 잘하려고 한다. 건강하게 경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그는 "늦게 1군을 밟은 편이다. '아직'이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지만, 1군에서 하고 싶은 게 많고, 많이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도 보다 넓은 시야로 보고 있다. "누군가는 욕심을 안 낸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냉정하게 내 목표는 1번 포수가 아니다"라고 말한 이해창은 "(최)재훈이가 144경기를 혼자 할 수 없다. 주전이 빠졌을 때 티가 안 나게 하고, 그러면서 이기는 데 도움이 되는 게 목표다. 팀의 한 시즌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거다. 나한테 숫자는 크게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 가지를 추가했다. "시즌 중에 야구장이 재미있었으면 좋겠다. 재밌게 하려고 해도 아무래도 성적이 좋지 않으면 분위기가 다운되고, 다운되면 성적이 안 좋아진다. 고참으로서 항상 밝은 분위기에서 후배들이 본인이 할 수 있는 걸 능동적으로 할 수 있게 도와주려고 한다. 최소한 눈치는 보지 않고 야구할 수 있게 도와줘도 플레이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 그런 역할도 잘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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