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24년 묵은 대한민국 축구의 숙원은 풀지 못했지만, 보물을 발견한 소중한 대회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은 지난 27일 막내린 아시안게임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막혀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2012 런던 올림픽을 대비한 21세 이하 선수 선발과 기성용(셀틱 FC), 박주영(AS 모나코)의 차출 해프닝을 겪으며 대회 전부터 시끄러웠던 홍명보호는 4강서 중동의 모래바람을 이겨내지 못한 채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한국 축구는 이란과 3-4위전서 기적을 선보인 지동원(19, 전남 드래곤즈)을 발굴했다. 지동원은 지난 25일 이란과 경기서 전반 33분 허벅지 부상을 당한 홍철(성남 일화)과 교체 투입돼 경기 종료 직전 2골을 몰아치며 한국을 동메달로 이끌었다.
최전방 공격수와 측면 공격수,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공격 전 지역을 아우르는 지동원의 움직임은 박주영의 파트너로 손색이 없었고 대회가 끝난 후 지동원의 위상은 데뷔 첫 해에 불과한 10대 유망주에서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급변했다.
그러나 지동원은 대회 전부터 기대를 불러일으킨 준비된 별이었다.
지난달 끝난 '2010 하나은행 FA컵'에서 5골을 기록해 사상 첫 10대 득점왕의 영광을 안았던 지동원은 올 시즌 K-리그서 8골 4도움을 기록해 강력한 신인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신인이라기엔 믿기 힘든 활약으로 지동원은 2010년 한 해를 바쁘게 보냈다. K-리그서 26경기를 소화했고 지난 8월엔 조광래 감독에 의해 A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엔 19세 이하(U-19) 대표팀을 이끌고 5회 연속 20세 이하 월드컵 진출을 달성했고 광저우에선 아시안게임 대표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 해에 리그와 U-19, A대표팀까지 경험하며 '혹사 논란'에 휩싸였던 지동원은 아시안게임 내내 컨디션을 찾지 못해 벤치에 있는 시간이 길었다. 요르단과 중국전만 선발 출전했을 뿐 다른 경기는 모두 교체 출전이었을 정도로 출전시간이 길지 않았지만, 짧은 시간에도 인상적인 활약을 보였고 가장 중요할 때 킬러 본능을 선보여 동메달의 주역이 됐다.
이같은 활약에 조광래 감독은 "지동원을 대표팀에서 많이 기용할 생각이다"며 "득점력을 갖췄고 영리하게 움직인다. 박주영의 뒤를 이을 선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시안게임을 통해 조광래 감독에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지동원은 더이상 한국축구의 미래가 아니다. 엄연한 한국축구 현재를 대표하는 공격수가 된 ''광양 즐라탄'' 지동원의 활약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사진 = 지동원 (C) Gettyimages/멀티비츠]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