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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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드로 마감한 레슬링-복싱, '아 옛날이여'

기사입력 2010.11.26 09:00 / 기사수정 2010.11.26 09:01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레슬링과 복싱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스포츠 효자 종목이었다. 1950년대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국제 대회에 참가하면서 가장 많은 메달을 따낸 것이 바로 이 두 종목이었고,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때는 레슬링의 양정모가 건국 이후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 주춤해지기 시작한 레슬링, 복싱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노골드'로 추락하고 말았다. 복싱은 두 대회 연속 노골드였고, 레슬링은 1982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었다. 

당초 레슬링은 이번 대회에서 5개, 복싱은 1-2개 금메달을 노렸다. 그러나 경쟁국들의 전력 향상과 작전 실패 등으로 번번이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고, 결국 마지막날에도 노골드로 끝나면서 고개를 떨궈야 했다. 

지난 도하 대회 때만 해도 레슬링은 금메달을 5개나 따내며 효자 종목으로서의 명성을 이어왔다. 그러나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8회 연속 금메달 획득에 실패한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노골드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7월 아시아선수권에서 5개 금메달을 따내 재기를 노렸던 터라 그 결과는 더 충격적이었다.

정지현(삼성생명)이 그레코로만형 60kg급에서 은메달에 머문 것을 비롯해 55kg급의 최규진(조폐공사)이 대진운 불운으로 1회전 탈락하는 수모를 겪으면서 '빨간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66kg급의 김현우(경남대)마저 일본 선수에 져 탈락의 쓴맛을 보며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 그레코로만형에서 금메달을 따내지 못한 아픔을 맛봐야 했다. 이어 자유형에서 이재성(제주도청)만 은메달을 따냈을 뿐 부진을 이어가며 결국 베이징올림픽 노골드 한을 풀지 못했다.

복싱은 더 참담했다. 결승에 오른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이 남자 60㎏급 한순철과 여자 75㎏급 성수연이 준결승에서 나란히 패하며 동메달 2개로 대회를 마쳤다. 지난 도하 대회 때 그나마 은메달 3개를 가져왔던 것보다 더 나쁜 성적을 내면서 '침체기'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세대 교체 가능성이 보이지 않은 것도 안타까웠다. 남자 49kg급의 신종훈이 어느 정도 선전해줄 것으로 기대됐지만 8강에서 탈락했고, 대부분 선수들이 경험 부족으로 초반 탈락했다. 그야말로 대폭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만 확인하고 참담하게 대회를 마감했다.

두 종목 모두 옛 영광을 다시 찾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새로운 선수들의 발굴을 통해 집중 육성하고, 경기 경험을 키워서 경쟁력을 갖춰나가는 것이 큰 과제로 남게 됐다. 런던올림픽까지 남아있는 시간을 잘 활용하지 못하면 다시 수모를 당할 가능성은 높다. 

그야말로 큰 위기를 맞이한 레슬링과 복싱. 더욱 피와 땀을 흘리며 다시 일어서는 두 효자 종목이 될 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 = 이재성 (C) Gettyimages/멀티비츠]



 

김지한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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