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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에이스 KG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기사입력 2007.04.21 11:49 / 기사수정 2007.04.21 11:49

조지형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지형] NBA 최고 '만능 플레이어' 케빈 가넷(이하 가넷)은 멋들어진 수식어와는 함께 어색한 이미지 늘 따라다니는 선수다. 

우승은커녕, 이젠 플레이오프와도 인연이 없기 떄문. 
매년 올스타전에 단골 선수로 나오고, 꾸준한 플레이와 충만한 열정으로 코트를 누비고 있는 가넷이지만 그에게 5월은 우승 타이틀을 다투는 기간이 아닌, 차기 시즌을 준비하는 시즌이 된 지 이미 오래다.

가넷은 지난 1996년 NBA에 첫 발을 내디뎠을 때부터 미네소타 팀버울브즈와 함께했다. 미네소타는 고줄 출신인 가넷에게 어마어마한 금액을 안기며 일찌감치 앞으로 팀을 이끌 프랜차이즈 스타로 대접했고, 가넷은 주전 포인트 가드인 스테판 마배리(현 뉴욕 닉스)와 짝을 맞춰, 구단의 바람대로 '신흥 돌풍'을 일으켰다.

가능성을 확인한 미네소타는 바로 가넷을 중심으로 팀 재정비에 나섰다. 미네소타는 나날이 일취월장해지는 가넷의 발전과 199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데려온 깔끔한 인상의 백인 슈터 월리 저비악이 외곽슛이 더해지면서  내-외곽의 안정된 전력을 구축할 수 있었다. 우승까지는 힘들더라도 항시 플레이오프 근접권에는 무리 없이 들 수 있었다.

하지만, 미네소타는 플레이오프 '컨텐더'로서의 입지를 다질 순 있었으나, 그 기세를 이어갈 확실한 '임팩트'가 매번 부족했다. 이 고질적인 약점은 플레이오프에서 언제나 미네소타를 괴롭혔고, 7년 연속 플레이오프 1라운드 탈락이라는 불명예스런 기록을 안겨주게 된다. 

뚜렷한 발전이 없이 똑같은 패배만 반복해도 가넷은 결코 좌절하지 않았다. 그럴수록 자신을 더욱 채찍질했으며 담금질해 나갔다. 치욕스런 기록의 현장에 중심에 서 있었던 가넷이지만 다른 이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않고 본인의 부족함에서 그 근원을 찾으려 애썼으며, 열심히 코트에서 뛰는 것만이 제일 좋은 해결책이라 여겼다. 바로 이것이 가넷의 플레이 방식이고 농구를 대하는 모토였다.

그러던 2003년, 가넷에게 우승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생긴다. 리그에서 명성이 높은 베테랑인 샘 카셀과 라트렐 스프리웰을 동료로 맞이하게 된 것. 

가넷이 이렇게 굵직한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본 적은 데뷔 후 처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카셀-스프리웰-가넷으로 이어지는 빅3 라인의 시너지 효과는 과연 미네소타가 우승 후보로 거론될 만큼 대단한 위력을 자랑했다. 가넷이 미네소타에 몸담은 이래로 우승 후보 소리를 들은 건 또한 03-04시즌이 최초였다. 천군만마를 얻은 가넷은 거칠 것이 없었다. 가넷은 카셀, 스프리웰의 보좌를 받으며 생애 첫 MVP의 위치까지 오르며 마지막 우승이란 관문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하지만, 가넷의 재앙은 불현듯 다시 찾아왔다. 세크라멘토 킹스를 격파하며 보기 좋게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에 입성한 미네소타가 만난 상대가 하필이면 당시 코비 브라이언트, 샤킬 오닐 기존 멤버에 게리 페이튼과 칼 말론의 합류로 명예의 전당 팀이라는 무지막지한 별칭이 있었던 LA 레이커스였다.

결국, 미네소타는 시리즈 전적 2승 4패로 플레이오프를 마감했고, 이후 미네소타는 또다시 안이한 선수 관리로 가넷의 든든한 지원자였던 카셀과 스프리웰을 너무나도 쉽게 떠나보내며 가넷에게 절망을 안겨줌과 동시에 90년대 후반에 접했던 시련을 덤으로 씌워줬다.

화려했던 나날은 너무나 짧게 가넷을 스치고 지나갔고 가넷은 여전히 묵묵히 자신의 본분을 수행하고 있지만 몇 년간 지속되고 있는 트레이드 루머와 비전이 없어 보이는 팀 정책에 지칠 대로 지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어느덧 리그 경력은 13년차에 접어들고 있지만 정작 팀은 가넷의 애타는 심정을 헤아리지 못한 채 전혀 상반된 길을 걷고만 있다.

이것이 미네소타의 현주소이다. 막대한 가넷의 연봉이 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비난과 영양가 있는 개인 성적만 돋보인다는 지적을 받기도 하지만 리그에서 가넷보다 팀에 헌신하고 있는 선수는 찾아보기 힘들며 오로지 한 팀에서만 남긴 땀방울은 리그에서 가넷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가치이다. 정말 이래도 그를 미워할 수가 있을까?

06-07 정규 시즌도 어느새 막을 내리고 플레이오프만이 남았다. 올 시즌 역시 미네소타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무산됐다. 그리고 가넷은 래리 오브라이언컵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선수들보다 조금 일찍 휴식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고 트레이드 블록에도 심심치 않게 올라 자신의 입장을 지겹도록 언론에 피력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넷의 노력과 희생은 분명 보상받아야 한다는 것이고, 될 수 있으면 그 팀이 미네소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복잡한 심경의 가넷은 팀에 대한 애정을 가장 우선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넷의'외로운 사투'는 언제까지일까. 부디 길지 않기만을 진심으로 바란다.



조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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