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김현세 기자] "유찬이가 대주자 나갈 때가 곧 승부처라는 거죠."
두산 베어스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이유찬 역할이 컸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두산이 1점 차까지 쫓길 때 이유찬 다리가 빛났다. 이유찬은 대주자 투입됐다가 다음 타자 희생 번트 때 LG가 실책하는 사이 2, 3루 돌아 홈까지 쇄도했다. 무모했으나 결과가 나왔다. 김민재 주루코치가 멈춰 세우려 했으나 뛰었다. 김태형 감독은 "김 코치가 유찬이 다리를 우습게 봤나 보더라"며 웃었다. 이유찬은 "내가 느낄 때는 그렇게 빠르지 않다고 느끼지만 다른 사람이 볼 때 빠르다고 해 주신다"고 말했다.
"대주자 1순위" 이유찬은 곧 김 감독이 거는 승부수다. 이유찬은 9일 고척 KT와 플레이오프 1차전 때 역시 대주자 출장했다. 천금 같은 도루 뒤 득점까지 성공해 두산이 숨통 틔울 수 있게 했다. 이제는 김 감독이 "이유찬이 대주자 나간다는 것은 곧 승부처를 의미한다"고 할 정도다.
이유찬은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0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 앞서 기자회견장에 섰다. 그는 "주목받는 게 처음이라서 기분 좋기는 한데, 잘해서 스포트라이트 받아 좋지만 못하면 어쩌나 걱정도 된다. 잘할 생각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8년 한국시리즈에서 포스트시즌 데뷔했으나 작년 포스트시즌에서 뛰지 못했다. 이유찬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다시 활약할 수 있게 돼 "재미있고 떨린다"며 "좋은 긴장감이 있다. 경기 나갈 때마다 즐기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긴장감에 대처하는 데 있어서는 "밥을 먹어야 힘이 난다"며 소탈하게 답했다.
올 시즌 전 조성환 수비코치는 "이유찬이 공수 양면에서 성장세가 돋보였다"고 했다. 이유찬 또한 더 성장하는 데 조 코치만 아니라 고영민 코치 등 여러 지도자 도움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유찬은 "조 코치님께서 수비만 아니라 가리지 않고 열심히 봐 주셨다. 정말 감사한 코치님이시다. 그러면서 많이 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유찬은 또 "고 코치님께서는 내게 별말씀해 주시지는 않지만 '네 다리 믿고 자신 있게 뛰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해 주신다"며 "고 코치님을 닮고 싶다"고 했다. 이유찬이 가장 자신 있는 포지션 또한 조 코치, 고 코치를 상징하는 포지션과 동일하다.
이유찬은 매 순간 배우는 것이 많다. '수비 명가'라고 손꼽히는 두산에서 성장하는 데 보고 배울 선수가 적지 않다. 이유찬은 "우리 팀이 수비가 워낙 강한 팀이지 않나. 항상 승부처마다 벤치에서 형들이 가지고 있는 수비 능력을 보는데 그때마다 대단하다고 느끼면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고척, 김한준,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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