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김현세 기자] "정신 없었죠."
6월 8일, 한화 이글스 최원호 당시 퓨처스 팀 감독은 한용덕 전 감독 대행 자격으로 서산에서 대전으로 향했다. 한화는 14연패 중. 그로부터 5개월 가까이 흘러 최 대행은 "참 정신 없었다"고 기억했다.
최 대행이 지휘봉 잡은 지 하루, 한화는 사직 롯데와 3연전에서 내리 졌고 12일 홈 대전으로 돌아왔는데도 두산에게 졌다. KBO 역대 최다 타이 기록 18연패였다.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 이래 없는 기록이었다.
연패 끊는 과정 또한 고됐다. 한화는 13일 두산과 경기가 서스펜디드 경기가 돼 14일에야 연패를 끊었다. 노태형이 극적 끝내기 안타를 쳐 이겼다. 최 대행이 지휘봉 잡은 지 6일 만이다.
최 대행은 "첫 7, 80경기까지 굉장히 빠르게 지나갔다. 조금씩 적응해 나가기는 했는데 처음 부산에서 3연전은 어떻게 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것 같다. 그만큼 초반에 정신이 없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부산에서 다 지고 오니 17연패였다. 그때부터 18연패 관련 여론이 많이 형성됐고 정신만 없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까지 생겼다"며 "연패 끊는 경기는 잊지 못 할 것 같다. 감독대행으로서 첫 승이었다. 첫 승이 18연패 끊는 경기였다"고 이야기했다.
감독대행으로서 1경기 남았다. 최 대행은 "많이 배웠다"며 "그동안 밖에서 방송하고 그러느라 직접 운영해 보지는 않았으니까. 해 보니 내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있고 생각지 못하는 변수 또한 있더라. 해 보지 않고는 헤아릴 수 없는 것이었다. 10살 때부터 야구해 왔고 지도자로서 2군에서 코치 2년 해 봤지만 100경기 넘게 운영해 보니 공부가 많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긍정적으로 자평할 요소가 있는지' 물었다. 최 대행은 "최다패 타이가 가까우니 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겸손하게 답하고는 "선수 기용이나 작전 등 선택할 때 근거를 찾으려 했다. 부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준을 세우려 했고, 그 기준 안에서 유연하게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두 가지 모두 겸비해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 대행은 또 "우리가 세우는 계획, 선수 구성, 방향성 모두 계획해 놓는데도 변수가 자꾸 생기기 마련"이라며 "어떻게 대처하고 퍼포먼스를 극대화할지 고민하는 데 있어 순간 대처 능력이 생기는 것 또한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더불어 최 대행은 올 시즌 소득으로 꼽히는 강재민, 윤대경 등 발전 양상이 돋보이는 몇 선수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향후 지켜야 할 기준이 있다고 시사했다. "아직까지는 경험이 부족하니 좋은 기운이 있는 상태에서 자주 뛰게 하는 것이 좋은 결과물을 낼 확률 또한 높겠다. 그러나 겨울부터 부상 예방 관련 트레이닝부터 준비 잘 해 부상 없이 한 시즌 잘 치르는 것을 목표하면 기량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은 방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슬럼프는 결국 부상에서 오는 경우가 잦으니까. 관리가 잘 되면 내년 역시 올해와 비슷하게 좋은 경기력이 나올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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