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올해 안에 남은 하나 정도는 치지 않겠습니까."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은 최근 주전 선수가 돌아오고 있는 팀 사정상 박용택이 대타 출장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이야기했다. 그리고 박용택은 당일 단 한 차례 기회를 살려 대기록을 완성했다.
박용택은 6일 잠실 삼성전에서 2-2로 비기고 있는 9회 말 1사 1루에서 삼성 구원 투수 이승현에게 우익수 키 넘는 2루타를 빼앗았다. 이는 그의 개인 통산 2500번째 안타였다. KBO 역대 처음으로 2500안타 선수가 탄생하는 순간. 박용택은 2루 베이스 위에서 두 손을 들어 올렸다.
9회 말이 끝나고 전광판에 축하 문구가 뜨고 양 팀 더그아웃에서 도열이 있었다.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다. 이례적으로 삼성 김용달 타격코치가 나와 직접 꽃다발을 전달했다. 박용택은 "김 코치님은 내가 타격을 정립할 수 있게 도와 주셨다"며 "(축하받고 싶다고) 직접 요청했다"고 했다.
경기가 끝나고 박용택은 2500번째 안타가 탄생하는 순간을 기억했다. 그는 "올 시즌 내 타구 중 가장 빨랐을 것"이라며 웃더니 "중요할 때 2500번째 안타를 쳐 팀이 이기는 것을 꿈꿔 왔지만 야구가 참 어렵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박용택으로서 기록보다 팀의 2-3 패배가 더 아쉬웠다.
박용택에게 '2500안타가 의식되지는 않았는지' 물었다. 그는 "전혀"라며 "주위에서 많이 물어 보시지만 사실 2499개나 2500개나 최다 안타를 치고 은퇴할 수 있다는 데 만족하고 있다. 주변에서 '몇 개 남았다'고 할 때마다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며 편히 생각해 왔다'고 답했다.
박용택은 2500번째 안타가 나오고 첫 안타가 나오는 순간을 떠올렸다. 2002년 4월 16일 문학 SK전. 박용택은 2500번째 안타와 비슷하게 우익수 키 넘는 안타를 쳤다. 그는 "가장 기억남는 안타"라며 "당시 에르난데스 상대였다. 공이 어떻게 왔고 내 스윙이 어땠고, 또 타구가 어떻게 뻗어 나갔는지 모두 생생하다"고 기억했다.
이제 그는 통산 최다 경기 출장까지 2경기 남겨놓고 있다. 박용택은 "어쩌면 내 2500안타보다 더 의미가 클지 모르겠다"며 "사실 개인적으로 생각해 볼 때 최다 경기 출장을 하게 될 때 '내가 정말 일 많이 해 왔구나' 할 것 같다"고 말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잠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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