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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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밀란, 노쇠화된 미드필드가 발목 잡았다

기사입력 2010.10.20 10:35 / 기사수정 2010.10.20 10:35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 원정에 나선 AC 밀란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메수트 외질에 일격을 당하며 0-2로 패했다.

밀란은 20일 새벽(한국시각)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장에서 열린 2010/11 UEFA 챔피언스리그 G조 예선 3차전 경기에서 레알에 0-2로 패하며 아약스와 동률을 기록했다. 반면 레알은 이날 승리로 3연승을 기록, 16강 진출에 한발 다가섰다.

- 레알의 일방적인 리드 속에 진행된 경기 양상

밀란과 레알의 경기는 챔스 통산 우승 횟수 1·2위를 기록한 명가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늘 흥미진진했다. 양 팀은 지난 시즌에도 치열한 접전을 벌였고, 이에 AC 밀란이 1승 1무로 우위를 점했다.

그럼에도, 이번 시즌 양 팀의 1차전은 한 팀에 일방적인 우위 속에서 끝났다. 레알 원정에 나선 밀란은 경기 초반부터 상대에 점유율을 내줘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경기 양상이 진행됐고 전반 13분과 14분에 연이어 나온 호날두와 외질의 연속 득점에 무너져 0-2로 패했다.

전반 초반 양 팀은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쳤지만, 선제 득점의 기회는 레알이 얻었다. 레알은 전반 13분 프리킥 기회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페널티 박스 전반 부근에서 때린 슈팅이 수비벽이 흐트러지자 이 사이를 빠져나가 득점으로 연결됐다.

첫 골 실점 장면은 호날두의 프리킥도 좋았지만, 밀란 수비진의 실책이 결정적 원인이었다. 그들은 수비벽을 제대로 정비하지 못해 우왕좌왕했고 호날두가 때린 슈팅이 수비벽 틈새로 빠져 들어가는 악재까지 겹치며 무너졌다.

선제 득점의 기쁨도 잠시, 레알은 곧바로 전반 14분에 나온 메주트 외질의 골로 점수 차를 벌렸다.

중앙선 부근에서 밀란의 공을 뺏은 호날두가 페널티 박스 좌측까지 과감하게 돌파를 했고, 이후 연결한 패스를 받은 외질이 곧바로 논스톱 슈팅을 때렸는데 이것이 밀란 수비수 다니엘레 보네라의 몸을 맞고 나서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된 것이다.

이 역시 호날두와 외질의 빠른 움직임이 돋보였지만, 위치 선정에서 아쉬움을 드러낸 보네라의 판단 실수와 중앙에서 머뭇거리며 원활한 공격 전개를 하지 못한 미드필더들이 원인이었다. 이후에도 레알은 공수양면에서 밀란에 우위를 점했고 결국, 2-0 승리를 챙겼다.

-  노쇠화된 미드필더, 알레그리가 구사한 최악의 전술

이날 밀란의 패배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일차적으로는 판타스틱 4가 무색한 공격력과 노쇠화돼 압박이 실종된 미드필더진이 결정적이었다.

우선, 최근 두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갱생하며 기대를 모은 호나우지뉴는 레알 수비진의 압박에 전방에서부터 고립돼 경기 조율에 실패했다.

나아가 클라렌세 시도르프와 마찬가지로 최악의 활동량을 보여주며 수비수 알레산드로 네스타, 보네라보다 덜 뛰는 촌극을 연출했다. 특히 시도르프는 무리한 백 패스와 성급한 공 키핑으로 팀 공격의 흐름을 끊는 주범이 돼 이날 경기 최악의 활약을 펼쳤다.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의 전술도 문제였다. 애초 알레그리는 젊은 패기의 레알에 노련미로 상대하고자 했다. 이 때문에 그는 안드레아 피를로, 젠나로 가투소, 시도르프를 중앙 미드필더로 내세웠다.

그러나 노련미는커녕 녹슨 모습을 보여주며 젊은 레알에 주도권을 완벽히 내줬다. 게다가 최근 보완한 것처럼 보였던 역습 상황에 대한 대비책에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레알이 수비적이면서도 빠른 역습을 통해 공격의 주도권을 잡은 것과 대조적으로 밀란은 상대 역습에 속수무책이었고, 두터운 미드필더진과 수비진을 공략하지 못했다. 여기에 느린 교체 타이밍과 특정 선수에 의존하는 모습으로 전력의 불균형을 가져왔다.

단적인 예로 알레그리는 케빈 프린스 보아텡을 교체 투입하는 상황에서 최악의 활약상을 펼친 시도르프가 아닌 가투소를 바꿔줬다.

앞서 말했듯이 중원에서 공격의 흐름을 끊은 시도르프와 대조적으로 가투소는 왕성한 활동량으로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으며 중원에서 유일하게 돋보인 존재였다. 이에 알레그리의 이해할 수 없는 경기 운영은 대등한 전력임에도, 일방적으로 경기에서 밀리게 된 원인 중 하나로 대두하였다.

[사진= 밀란을 격침한 호날두 (c) UEFA 공식 홈페이지]



박문수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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