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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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의 재림' SK, 한국야구에 축복일까 독일까

기사입력 2010.10.20 09:21 / 기사수정 2010.10.20 09:48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삼성의 반격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니, 이루어질 수가 없었다. 올 시즌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자력으로 진출한 삼성 라이온스는 '최강' SK에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팀으로 꼽혔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서 SK에 단 1승도 올리지 못하고 4전 전패를 기록했다. 1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삼성은 6회와 7회 득점을 올릴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를 맞이했다.

4차전에서 패하면 모든 경기가 막을 내리는 상황을 고려할 때, 삼성은 더욱 절박한 형국이었다. SK는 삼성에 자비를 허락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몰아붙였다. SK의 '안방마님'인 박경완은 절묘한 투수 리드로 삼성 타자들의 타이밍을 뺐었다.

그리고 출루한 주자들의 발을 묶어놓고 타격에서도 2타점을 올렸다. 박경완의 공수에 걸친 활약과 시리즈 내내 해결사 역할을 했던 박정권의 적시타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마무리 역할은 에이스의 김광현의 몫이었다.

이번 시리즈에서 SK와 삼성의 전력차이는 확연하게 컸다. 국내 최고의 불펜진과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앞세운 삼성은 두산을 접전 끝에 이기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그러나 집중타와 중심타선의 무게감이 부족했던 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의 자체 범실로 적지 않은 점수를 올렸다.

이와 비교해 SK는 좀처럼 실수를 하지 않았다. 결국, SK를 이기기 위해서는 마운드를 공략해야 했지만 SK의 '철벽 계투진'은 삼성의 타선을 잠재웠다. 그리고 간혹 잘 맞은 타구는 모두 SK 수비진의 호수비로 안타로 연결되지 못했다. 삼성이 상대하기에 SK의 전력은 너무나 막강했다.



통산 10번 우승을 차지한 KIA 타이거즈(전신 해태 타이거즈)의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전력이었다. 해태는 지금의 SK처럼 공수주에서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타 팀과 다른 레벨을 보였다.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삼성과 두산, 그리고 현대 유니콘스(현 넥센 히어로즈)가 두각을 나타냈지만 지금의 SK만큼 강하지 못했다. '야신' 김성근 감독은 선발진과 불펜진을 국내 최고의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내야와 외야 수비 역시 탄탄하게 조련했다.

그리고 이대호같은 대형 타자는 없지만 SK는 올 시즌 4명의 3할 타자를 배출해냈다. 특히, 득점권 타율을 강조한 김성근 감독의 의지대로 SK 타자들은 기회가 오면 좀처럼 놓치지 않는 집중력을 선보였다.

두산은 SK처럼 공수주에서 조화를 이뤘지만 모든 부분에서 2% 부족했다. 또한, 플레이오프에서는 몇 개의 어이없는 범실로 자멸하고 말았다. 롯데는 최고의 중심타선을 갖췄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부족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이며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두산과 롯데와 비교해 삼성은 한층 짜임새 있는 수비조직력과 '철벽 불펜진'을 갖췄다. 삼성은 정규 시즌에서 투수 계투로 인해 많은 승수를 챙겼다. 그러나 삼성의 자랑인 불펜진은 SK 불펜진과의 대결에 완패했고 중심타선도 마지막 4차전까지 침묵을 지켰다.

이렇듯 SK와 타 팀과 전력차이는 매우 크게 나타났다. SK가 같이 공수주에서 균형을 이루고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을 갖춘 팀이 완성됐다는 점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SK와 타 팀들과 전력 차이가 많이 나는 점은 한국야구의 과제로 남았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는 최종 5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쳐졌다. 이와 비교해 한국시리즈는 현격한 전력 차이가 나타나며 싱겁게 4차전에서 종료되고 말았다.

SK같은 강팀이 배출된 만큼, 다른 팀들의 균형 있는 발전도 한국야구의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사진 = SK 와이번스 (C)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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