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이 부임 직후부터 활용하고 싶었던 '포어 리베로(Fore Libero)' 카드가 마침내 첫 선을 보였다. 하지만 이 역할을 맡은 선수는 감독이 요구하는 플레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축구대표팀이 12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득점없이 0-0 무승부를 거두며 올해 국내 A매치 평가전을 모두 마쳤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국내에서 갖는 마지막 A매치였던 만큼 조광래 감독은 다양한 필승 카드를 활용하려 했고, 그 가운데 하나로 '포어 리베로'를 활용해 중원을 강화하고 수비를 보다 안정화하는 전략을 선보였다.
애초에 '포어 리베로'는 스리백 수비에서 가운데에 있는 선수가 한발짝 앞서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박지성(맨유)의 부상으로 전술 변화가 불가피했던 가운데서 수비 전술 역시 포백으로 변화함에 따라 '포어 리베로'의 역할도 변화했다. 1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상대 공격을 일선에서 끊는 역할을 주로 담당한 것이다.
이 역할을 조광래 감독은 조용형(알 라이안)에게 맡겼다. 대인 마크와 압박이 좋으면서 수비 능력이 뛰어난 조용형인 만큼 이 역할을 잘 해낼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특히 경계 1순위로 꼽힌 혼다 케이스케(CSKA 모스크바)의 공격을 막는데 조용형이 1차적으로 저지해 무력화시킬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공격시 빠른 전환으로 중원 강화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펼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조용형은 90분 풀타임을 뛰면서 다소 안 맞는 옷을 껴입은 듯 한 플레이를 펼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상대의 압박플레이에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오히려 우왕좌왕하며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렇다보니 동료 선수들과 손발이 잘 맞지 않기도 했고, 공-수 연결 고리 역할 역시 충실히 해내지 못했다. 오히려 볼키핑 과정에서 수차례 실수해 상대에 빼앗겨 위기를 맞이했던 장면도 있었다. 애초에 기대했던 '포어 리베로' 역할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으면서 중원에서의 유기적인 패스플레이도 전혀 살아나지 못했고, 무용지물이 되다시피 했다.
그나마 후반에 다소 적응한 듯 공격적인 면에서 몇차례 전방으로 찔러주는 패스 플레이가 있었다. 그러나 높은 정확도와는 거리가 있었다. 이렇게 첫 실험에 나선 조용형이 어느 정도 실전을 통해 몸으로 익혔다는 것만 확인하고, 야심차게 추진했던 포어 리베로 실험은 아쉽게 끝나고 말았다.
[사진= 조용형 (C) 엑스포츠뉴스 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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