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E채널 '탑골랩소디'가 호평 속에 대단원의 막을 내린 가운데, 제영재 PD는 프로그램의 인기 비결로 "음악의 힘"이라 꼽았다.
E채널 '탑골랩소디: K-POP도 통역이 되나요?'(이하 '탑골랩소디')가 지난 4일 종영했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제영재 PD는 방송 종영 후 서울 마포구 티캐스트 상암 캠퍼스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탑골랩소디'는 한국인보다 더한 열정으로 K-팝을 사랑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1980~90년대 탑골 가요의 1절은 한국어로 부르고, 2절은 각자의 국가 언어로 번안해 불러 경연을 펼치는 방식으로 진행, 인기곡을 재해석하는 재미와 각국 언어가 전달하는 색다른 감동으로 많은 사랑 받았다.
제영재 PD는 프로그램의 제목인 '탑골랩소디'가 영국 출신 세계적인 록 밴드 퀸(QUEEN)의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따왔다고 했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보헤미안 랩소디'를 처음 듣고 크게 충격 받았다. 1990년대 당시에도 이미 20여 년 전의 노래였다. 그때 이후로 퀸을 정말 좋아하면서 노래는 물론 영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됐다. 이렇게 노래 한 곡을 듣고 가수를 좋아하고, 그 가수의 출신 국가까지 관심을 갖게 되는 게 바로 음악이 갖고 있는 힘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방탄소년단(BTS)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을 알리고 글로벌 팬들이 한국을 사랑하게 만드는 것과 같다. 프로그램에 나오는 20년 전 탑골 가요들을 해외에 사는 어떤 소년이 저처럼 관심을 갖게 된다면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란 생각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탑골랩소디'는 K-POP을 향한 글로벌 참가자들의 꿈과 열정이 진한 감동을 선사했고, 해외 각국 언어로 번안된 탑골 가요가 색다른 즐거움을 안겼다. 특히 온라인 상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프로그램은 전체 유튜브 조회수 2000만 뷰를 넘기기까지 했다.
제영재 PD는 "번안 과정에서 단순히 언어만 바꾸기 보다 각국의 문화 코드를 담는데 중점을 뒀다. 언어로만 담을 수 없는 정서나 문화 코드를 바꾸기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지난 1990년대 탑골 가요가 지닌 날것의 감성을 글로벌하게 푼다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1990년대 노래가 갖고 있는 투박한 감성을 좋아한다. 저 역시도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 가요를 듣고 자란 사람으로서 당시 나온 명곡들이 재조명 받는다는 게 큰 의미를 지닐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한국 사람들이 들었을 때는 너무나도 익숙한 노래들이지만 외국인 참가자들이 불었을 때 이국적이면서 색다른 느낌을 자아낸다는 게 재밌다는 반응이 컸다.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각 언어가 담은 정서를 이해할 수 있다는데서 많은 분들의 공감을 자아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온라인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프로그램이 실제 시청률로 이어지게끔 유도하는 것은 제영재 PD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단다. 그는 "TV 방송 시장 전반적으로 시청률이 많이 줄어든 상황에서 새로 시작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시청률을 끌어올릴지는 생각해볼 숙제다. 그동안 여러 프로그램을 연출하면서 이런 숙제는 해본 적 없지만 지금은 확실히 플랫폼 시장이 많이 바꼈기 때문에 맞춰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청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파악하고 충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특히 외국인 참가자들이 부르는 한국 탑골 가요라는 콘셉트 자체가 차별점이 될 거라는 생각이다. 기본 틀 안에서 음악 예능이 갖는 음악적 힘을 더한다면 '탑골랩소디'만의 분명한 차별화 포인트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엑's 인터뷰③]에서 계속)
hiyena07@xportsnews.com / 사진=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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