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글, 사진 이덕행 기자] DRX에게 첫 패배를 안긴 '유칼' 손우현은 여전히 겸손했다.
지난 8일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2020 LCK 서머 스플릿' 1라운드 31경기 DRX와 KT 롤스터의 경기가 진행됐다.
KT는 풀세트 접전 끝에 DRX를 2대1로 눌렀다. KT는 시즌 3승을 기록하게 됐으며 DRX는 시즌 첫 패배의 쓴맛을 봤다.
이날 경기의 포커스는 장염 증세로 결장한 '투신' 박종익 대신 서포터로 나선 '스멥' 송경호에게 돌아갔지만 오랜만에 경기에 나선 '유칼' 손우현의 활약도 눈부셨다.
손우현은 카르마, 오리아나, 트위스티드 페이트 등 다양한 챔피언을 통해 캐리라인인 '에이밍' 김하람이 편하게 딜을 넣을 수 있게 보좌했다.
경기 후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손우현은 "앞으로도 배우는 느낌으로 하겠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다음은 손우현과의 인터뷰 전문
> 승리 소감 한마디 부탁한다.
종익이 형이 없는 힘든 상황이었다. 팀원들이 서로 으쌰으쌰 해서 상대가 누구인지 상관하지 않고 승리를 따내 기분이 좋다.
> 오랜만의 경기에 출전했는데 각오가 남달랐을 것 같다.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은 없었나.
제가 잘했을 때를 돌이켜봤다. 보여주기 위해 나설 때보다는 재미있게 해보자는 생각을 했을 때 잘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보다는 재미있게 하자는 생각으로 부담감 없이 플레이했다.
> DRX의 패배가 없다는 것이 의식되지는 않았나.
경기 시작 전에 서로 말은 안 했지만 바텀에 대한 걱정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감독님이 '시작도 해보기 전에 쫄면 되겠냐'고 하시더라. 또 'DRX가 잘해서 이긴 경기도 있겠지만 상대가 제 발에 걸려서 진 경기도 있다. 우리 플레이만 하면 된다'고 다독여주셨다. 그게 경기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 '투신' 박종익이 빠진 바텀라인에 대한 걱정은 없었는지.
팀에서 누가 어떻게 하느냐보다 개인적인 플레이에 집중하려 했다. 따로 걱정은 없었다.
> '스멥' 송경호가 '데프트' 김혁규와 맞라인을 서게 됐다. 데프트를 노리는 스멥의 로밍 콜 같은 게 있었나.
오히려 반대였다. 경호 형이 '데프트가 나를 많이 때릴 것 같으니까 이걸 이용해보자'라는 콜을 내렸었다. 사실 로스터에는 서포터가 소환 선수로 올라가 있었는데 데프트 선수가 경호 형에게 와서 '형 서포터지'라고 말하더라. 이런 식으로 말했던 게 웃겨서 기억에 남는다.
> 1세트에 카르마를 선택했다. 지난주 1승 3패로 승률이 좋지는 않았는데 미드 카르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원래는 카르마를 서포터로 쓰려고 했다. 그런데 밴픽 상황에서 서폿 카르마가 좋지 않은 상황이 나오더라. 그래서 결국 미드로 돌렸다.
> 그렇게 돌려서 나온 서포터 마오카이가 결국 3세트 내내 등장했다. 어떤 이유가 있나.
사실 경호 형이 서포터 연습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리고 마오카이는 생각하지도 않고 있던 픽이었다. 그런데 경기장에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마오카이 괜찮지 않겠냐'는 말이 나왔다. 생각해보니 괜찮을 것 같아서 선택했고 밴이 되지 않아 모든 세트에 기용했다.
> 스멥 선수의 서포터 플레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케리아 선수나 다른 서포터 선수들에 비해 바텀 라인전 경험이 부족해 라인전은 밀릴 수도 있다. 그러나 게임을 보는 눈이 좋더라. 오늘 깔끔한 경기력에는 경호 형의 역할이 컸다.
> 2세트 패배 원인은 뭐라고 보는가.
오리아나와 사일러스 구도에서 제가 계속 압박해야 하는 구도였다. 그런데 바텀에 텔레포트를 타면서 텔레포트와 점멸이 다 빠진 게 컸다. 그게 이어져서 패배한 것 같다.
> 2세트 패배 이후 팀적으로는 어떤 피드백이 오갔나.
감독님이 2세트 패배 이후 '얘들아 미안하다. 이길 줄 알고 설렜었다'고 하시더라. 또 '다시 초심을 찾고 하자. 우리의 목적은 승리가 아니라 발전하고 배우는 거다'라면서 승리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주셨다.
> 3세트 트위스티드 페이트 픽은 어떤 의미가 있나.
예전부터 솔랭에서 자신 있어 한 픽이었다. 쵸비 선수가 라인전에서 센 픽을 가져갈 것 같았다. 그래서 트위스티드 페이트로 라인전을 포기하고 게임을 푸는 데 집중했다.
> 3세트 볼리베어가 계속 잘리는 모습이 보였다. 팀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말리기에 들어간 것인지.
볼리베어-오공 구도에서 한타를 가면 오공이 할 게 더 많아서 볼리베어가 파밍만 하면 기분이 좋지 않다. 그래서인지 무언가를 하려고 하다가도 트위스티드 페이트를 의식하는 모습이 보였다. 트위스티드 페이트가 나오면 상대 탑 라이너들이 이러한 점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 같더라.
> 샌드박스와의 맞대결 앞둔 각오를 부탁한다.
전승 팀을 이겼다고 해서 자만심을 갖고 '당연히 이기겠지'라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오늘과 마찬가지로 배우러온다는 느낌으로 저희의 플레이를 완성하는 느낌으로 경기를 풀어가면 잘 될 것 같다.
엑스포츠뉴스 이덕행 기자 dh.lee@xportsnews.com
이덕행 기자 dh.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