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9.28 19:10
[엑스포츠뉴스=인천국제공항, 전성호 기자] "지소연 언니가 실버슈를 받는 걸 보고 나는 골든슈를 받고 싶었는데, 현실로 이뤄져 기쁘다"
한국 축구 사상 최초로 FIFA(국제축구연맹) 주관 대회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U-17(17세 이하) 여자대표팀이 28일 오후 귀국했다.
최덕주 감독이 이끄는 여자 U-17 대표팀은 26일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열린 FIFA 여자 U-17 월드컵 결승전에서 '숙적' 일본과 3-3 무승부를 거둔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이기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바 있다.
이날 귀국 기자회견장에는 대표팀을 환영하기 위해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과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선수 가족들, 취재진과 팬 등 수백명이 함께 해 이번 우승에 대한 관심을 그대로 반영했다.
특히, 이번 대회 우승을 비롯해 8골 3도움으로 득점왕(골든슈)와 MVP(골든볼)를 동시에 거머쥐며 대회 3관왕에 올라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던 대표팀 간판 공격수 여민지(함안대산고)는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여민지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실력도 겨뤄보면서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고 더 발전해야겠다는 것도 느꼈다. 앞으로 여자축구를 많이 알리고 싶다."라며 갑작스러운 많은 관심에 수줍어하면서도 어린 나이답지 않은 당찬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 전 '8골을 넣겠다'라고 공언했던 여민지는 실제로도 8골을 넣으며 이번 대회 득점왕에 올랐다. 이에 대해 여민지는 "사실 8골을 넣으리라고는 생각 못했다. 동료들이 패스를 잘해주고 기회가 많이 주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라며 겸손해했다.
그러면서도 "지소연(한양여대) 언니가 (U-20 여자월드컵에서) 실버슈를 받는 걸 보고 나는 골든슈를 받고 싶었는데, 그게 현실이 돼서 기쁘다."라고 골든볼·골든슈 동시 석권에 대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여민지는 우승했던 순간 "부모님에 대한 사랑하는 마음이 제일 많이 났고, 부상당했던 일,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아시아대회부터 지금까지 동료들과 발을 맞추며 힘들었던 장면 등이 많이 떠올랐다."라며 "우승은 이번 대회를 열심히 준비했던 결과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는 말에 여민지는 "지금이 가장 좋다"라고 웃으면서 "엄마·아빠 얼굴을 보고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고 싶다."라고 답하는 모습에서 17살 소녀의 순수함도 묻어나왔다.
여민지는 이번 대회 직전에 오른쪽 무릎 부상을 당했던 터라 몸상태가 온전하지 않은 가운데에서 이번 월드컵을 치러 부상 재발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 특히 얼마 뒤 곧바로 전국체전이 있어 '혹사' 논란 또한 일어나고 있었다.
그러나 여민지 본인은 이에 대해 "대회기간 동안 고통을 참고 뛰었지만, 실질적으로 아픈 것보다 많이 아픈 걸로 국내에 알려졌다. 그러나 게임 뛸 때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다."라며 "학교(함안대산고)에서도 내게 기대하는 바가 있으므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뛰며 좋은 성적내고 싶다."라고 말했다.
여민지는 끝으로 "앞으로 중요한 대회가 많은데 이번에 좋은 경험을 했다. 열심히 준비 잘해서 여자축구가 발전할 수 있도록 이 한 몸 바치겠다."라며 우승 및 귀국 소감을 마쳤다.
기자회견을 마친 대표팀은 오후 7시 15분부터 공중파 방송을 통해 생중계되는 환영행사에 참가한 뒤, 파주NFC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다음날 29일 정오에 대표팀은 청와대가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해 이명박 대통령과 만난 뒤, 오후 3시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대한축구협회가 주최하는 환영연 및 해단식을 끝으로 이번 대회 모든 일정을 마무리한다.
[사진 (C)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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