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9.25 15:42 / 기사수정 2010.09.25 15:42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있는 듯 없는 듯하지만 알고 보면 강하다.
넥센 15년차 베테랑 외야수 송지만(37)이 24일 잠실 두산전에서 홍상삼을 상대로 2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선제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이는 그의 올 시즌 17호 홈런이자 개인 통산 300호 홈런으로 기록됐다.
현재 한국 프로야구 역대 개인 통산 최다 홈런은 최근 완전히 은퇴한 양준혁(삼성)의 351개이고 현역 선수 중에서는 박경완(SK, 313개)이 그를 앞섰을 뿐이다. 그는 양준혁(삼성), 장종훈(한화 타격코치), 심정수(전 삼성), 이승엽(요미우리), 박경완(SK)에 이어 300홈런의 6번째 주인공이 됐다.
프로 선수가 15년간 선수 생활을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매년 꾸준하게 20홈런을 가동하는 건 더욱 쉽지 않다. 한화에서 현대로 이적한 지난 2004시즌 그는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으나 이적 후 올 시즌까지 7시즌 중 3시즌 동안 20홈런 이상을 쳐냈다.
전성기 때보다 파워가 떨어진 건 사실이지만, 홈런 타자가 아닌 중거리 타자가 300홈런을 기록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는 지난 96시즌부터 15년간 1782경기에 꾸준하게 출장해온 성실함의 산물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
더군다나 올 시즌 초반에는 꾸준한 출장이 보장되지 않았다. 외국인 외야수 덕 클락과 군에서 제대한 유한준, 톱타자 장기영 등에 밀려 지명타자와 백업을 오가는 불안한 신분이었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4월에는 부진했으나 5월 이후 방망이를 예열하기 시작했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클락이 방출되면서 출장 기회가 더욱 늘었으며, 7월부터 매월 3개씩 홈런포를 가동했다. 기온이 선선해진 9월에는 11경기에서 타율 3할8푼9리 9타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뒤늦은 신바람이지만, 해결사가 부족한 넥센에 그의 한 방은 가뭄 끝의 단비다.
득점권 타율이 2할5푼7리로 낮지만, 장타율은 4할6푼7리로 그리 녹슬지 않았다. 올 시즌 17홈런은 팀 내 1위이며, 63개의 타점도 유한준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다. 현대 시절의 영화를 뒤로하고 창단 이후 팀 성적이 밑바닥을 기는 넥센에서 늘 변함 없이 타선의 중심을 지키고 있다.
내년 시즌에도 넥센 타선의 해결사 부재 문제는 쉽게 풀리지 않을 조짐이다. 김시진 감독은 최근 내년 시즌 외국인 타자 영입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지만, 어차피 외국인 선수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법. 송지만은 아직 넥센 중심타선에서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는 셈이다.
그는 이숭용과 함께 넥센을 지키는 늘 푸른 소나무다. 향후 조금씩 세대교체가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넥센 타선에서 중심축과도 같은 송지만의 활약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향후 1~2시즌 이상 활약한다면 양준혁의 통산 홈런 기록에 근접하는 것도 꿈은 아니다.
아울러 송지만의 통산 300홈런은 베테랑 선수들이 속속 은퇴하는 올 시즌 녹색 그라운드의 현실 속에서 베테랑의 존재의 이유를 확실하게 과시한 한 방이었다.
[사진=송지만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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