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탄천종합운동장, 조용운 기자] 역시 K-리그 최고 수문장들이었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18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쏘나타 K-리그 2010' 22라운드 성남 일화와의 맞대결에서 후반 28분 네코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제주는 승점 46으로 2위와 승점차를 4점으로 벌리며 독주 체제에 들어갔다. 반면, 성남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서 거둔 대승의 상승세를 아쉽게 이어가지 못했다.
1위와 3위,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는 두 팀답게 수준 높은 경기가 이어졌고 탄천종합운동장의 좋지 못한 그라운드 사정에도 불구하고 정교한 패스 게임으로 경기장을 찾은 관중에 보답했다.
최근 득점포에 물이 오른 라돈치치와 몰리나, 김은중과 배기종을 보유한 두 팀은 경기 내내 화끈한 공격력을 뽐냈지만, 정작 빛난 것은 성남의 정성룡 골키퍼와 제주의 김호준 골키퍼였다.
나란히 '0점대 방어율'을 자랑하는 두 선수는 우위를 점할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한 선방쇼를 펼쳤고 K-리그 정상급 거미손의 위용을 과시했다.
먼저, 국가대표 주전 골키퍼 정성룡이 실력 발휘했다. 정성룡은 전반 6분, 김은중과 벌인 일대일 대결서 침착하게 선방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정성룡은 잠시 뒤 김성환의 자책골 위기도 빠른 반사신경을 통해 막아내며 활약을 이어갔다.
비록 정성룡은 후반 28분 네코에 골을 내주며 패전 골키퍼가 됐지만, 후반 막판 제주의 역습을 모조리 막아내며 1실점으로 틀어막은 정성룡의 활약은 패배로 가리기엔 너무나도 훌륭한 모습이었다.
경기 후 신태용 감독 역시 인터뷰에서 "(정성룡은) 오늘도 세네 번 슈퍼 세이브를 보여줬다"며 "국가대표다운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정성룡이 여러 차례 선방하며 경기내내 '장군'을 외치자 숨은 실력자 김호준도 '멍군'을 부르며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라돈치치와 몰리나를 바탕으로 매서운 공격력을 뽐내는 성남을 맞아 김호준 골키퍼는 침착함 무기로 선방을 이어갔다.
성남이 절호의 기회를 잡았던 전반 33분과 37분 조동건, 몰리나와의 두 차례 일대일 대결서 선방하며 실점을 모면한 순간은 김호준 골키퍼의 침착한 판단력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후에도 김호준의 선방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특히 후반 21분 소위 '몰리나존'이라 불리는 페널티박스 왼쪽 바깥서 몰리나가 때린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을 피스팅으로 걷어낸 장면은 압권이었다.
비록, 승패가 갈리며 경기 종료 후 한 명은 웃고 한 명은 고개를 떨궜지만, 정성룡과 김호준의 선방쇼는 누가 우위라 평할 수 없는 활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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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